멧돼지 가죽 벗겨보니... 푸른빛 돌아 '충격'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멧돼지의 고기와 지방이 선명한 파란색으로 변하는 충격적인 사례가 포착돼 현지 보건 당국이 경계령을 내렸습니다.
지난 18일(현지 시간) KTLA,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해외 매체에 따르면 지난 3월 캘리포니아 몬터레이 카운티에서 사냥꾼과 주민들이 체내 조직이 '형광 블루'로 물든 멧돼지를 발견했습니다.
당시 현장에서 직접 사체 해체를 했던 야생동물 통제업체 '어번 트래핑 와일드라이프 컨트롤'의 댄 버튼 대표는 "근육이 마치 블루베리 블루처럼 선명한 푸른빛을 띠고 있었다"며, 곧바로 캘리포니아 어류·야생동물부(CDFW)에 신고했습니다.
CDFW 조사 결과 멧돼지가 '디파시논(diphacinone)'이라는 항응고제계 살서제를 섭취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물질은 쥐, 다람쥐 등 설치류 개체 수를 줄이기 위해 흔히 쓰이며 식별을 위한 파란색 염료가 첨가돼 있습니다.
Imgur 'GlendilTek'
"조리해도 독성 남아...사람·동물 모두 위험"
CDFW는 성명을 통해 "멧돼지가 직접 살서제 미끼를 먹었거나, 중독된 설치류를 섭취하면서 체내에 독성 물질이 축적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또 "형광 블루 변색은 중독의 신호일 수 있지만, 모든 개체에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조리해도 독성은 남아 있어 섭취 시 사람과 동물 모두 중독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디파시논이 코피, 잇몸 출혈, 혈뇨, 복통 등 심각한 내출혈을 유발해 결국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한 2023년 연구에 따르면 치명적 수준에 이르려면 반복 섭취가 필요하지만 오염된 고기를 먹은 경우 무기력 등 중독 증상이 즉각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2015년에도 보고...당국 "즉시 신고 필요"
Facebook 'Urban Trapping Wildlife Control'
사실 이런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15년에도 같은 지역에서 형광 블루로 변한 멧돼지가 보고됐고, 2018년 조사에서는 야생 멧돼지의 약 8.3%에서 살서제 잔여물이 검출됐습니다.
캘리포니아는 이 같은 우려로 2024년부터 디파시논 사용을 금지했지만 최근까지도 몬터레이 카운티 전역에서 유사한 신고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당국은 사냥꾼과 주민들에게 "형광 파란색 고기를 발견하면 절대 먹지 말고 즉시 신고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설치류 개체 수 조절을 위해 쓰이는 살서제가 의도치 않게 야생동물 생태계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며 "곰, 사슴, 맹금류까지 중독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