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암 투병 어머니를 떠나보낸 후 귀향한 '사과밭 아이돌' 은영씨의 이야기
KBS1 '인간극장'에서는 지난 18일부터 오는 22일까지 오전 7시 50분에 특별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은영이가 돌아왔다'라는 제목으로 방송되는 이번 편은 희귀암으로 투병하던 어머니를 떠나보내고 고향으로 돌아온 '사과밭 아이돌' 은영씨와 그의 삼남매가 만들어가는 감동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KBS1 '인간극장'
마을 어르신들 사이에서 '아이돌'이라 불리는 성은영씨는 3천 평 과수원의 당당한 안주인입니다.
은영씨는 3년 전 서울에서 아버지 곁으로 내려와 사과밭에 자신의 인생을 걸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 농사를 짓는 그녀에게 매일은 도전의 연속이었습니다.
작은 체구로 힘든 농사일을 하면서도 주변 사람들을 챙기는 그녀의 모습에 마을 어르신들은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이 사과밭은 은영씨 부모님의 30년 인생이 담긴 소중한 공간입니다. 10년 전 희귀암으로 어머니를 잃은 후, 아버지 성범환씨는 홀로 사과밭을 일구어 왔습니다.
어머니의 암흑 같았던 투병 생활 동안 병실을 오가며 곁을 지킨 것은 맏딸 은영씨였습니다.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늦둥이 막내 은서씨를 걱정하는 어머니에게 은영씨는 "내가 책임질 테니 걱정 마세요"라며 의연하게 다독였고, 그 약속을 지금까지 마음 한편에 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KBS1 '인간극장'
삼남매가 함께 일구는 풍요로운 사과밭
은영씨의 가족은 각자의 방식으로 사과밭을 지키고 있습니다.
아버지 범환씨의 극구 반대에도 불구하고 농부의 길을 선택한 둘째 기윤씨는 부모님의 뜻을 꺾고 당진에 정착했습니다. 더욱이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당진시 농촌 지도사로 일하며 전문성을 더하고 있습니다.
아직 놀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투덜거리면서도 밭으로 향하는 막내 은서씨까지, 삼남매는 함께 사과밭을 지켜나가고 있습니다.
은영씨는 당진으로 내려오자마자 콩 농사를 시작했습니다. 아버지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콩 농사는 온전히 삼남매의 몫으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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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 되든 밥이 되든 셋이 의기투합하여 콩 농사를 지어가는 중입니다. 또한 은영씨는 체험 농장이라는 비장의 무기도 준비했습니다.
직접 농사지은 초당 옥수수와 블루베리를 활용한 베이킹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삼남매 중 손재주가 가장 좋은 막내 은서씨의 도움이 필수적입니다.
은영씨의 꿈은 동생들을 시집, 장가보내고 아버지의 사과밭을 번성시키는 것입니다.
그녀의 앞서가는 의욕으로 콩밭도 시작하고 체험농장도 만들면서 삼남매는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위기를 함께 극복하는 삼남매의 이야기
늘 웃는 얼굴로 마을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은영씨지만, 그녀에게도 남들이 모르는 속사정이 있습니다. 특히 막내 은서씨와는 자주 투닥거리며 자매간의 평범한 일상을 보여줍니다.
KBS1 '인간극장'
삼남매의 야심작이었던 콩 농사는 예상치 못한 위기를 맞습니다.
갑작스러운 폭우로 콩밭 전체가 물에 잠길 위기에 처했고, 그칠 줄 모르는 빗줄기에 은영씨의 마음은 타들어갔습니다. 하지만 폭우가 지나간 후, 은영씨와 동생들은 포기하지 않고 두 다리 걷고 나서서 콩밭을 살리기 위한 작업에 나섰습니다.
평생 땡볕에서 일만 한 부모님은 자녀들에게 농사를 물려주고 싶지 않았습니다.
돌아가시기 전 어머니는 은영씨에게 농사만은 절대 안 된다고 당부했습니다. 그러나 은영씨는 어머니의 꽃이 저문 사과밭으로 돌아와 자신만의 새로운 꽃봉오리를 피워가고 있습니다.
부모님의 인생이 담긴 사과밭을 두 동생과 함께 더 풍요롭게 만들어가는 은영씨의 귀향은 가족에게 특별한 바람을 몰고 왔습니다.
이제 그녀는 어머니의 자리를 대신하는 것을 넘어 가족들에게 그 이상의 특별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웃음과 눈물이 공존하는 은영씨의 사과밭 이야기는 앞으로 어떤 열매를 맺게 될지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