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8일(화)

사상 전향 거부한 '비전향장기수' 6명, "북으로 보내 달라" 이재명 정부에 공식 요청

비전향장기수 6명, 북한 송환 요청... 25년 만의 북송 가능성은?


약 42년간 수감된 후 1995년 광복절 특사로 풀려난 안학섭 씨를 포함한 생존 비전향장기수 6명이 북한으로 돌아가게 해달라는 공식 요청을 정부에 제출했습니다.


지난 18일 통일부 관계자는 양원진(96), 안학섭(95), 박수분(94), 양희철(91), 김영식(91), 이광근(80) 씨 등 6명으로부터 최근 북송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의 요청은 지난달부터 본격화되었습니다.


안학섭선생송환추진단은 지난달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제네바협약에 따라 판문점을 통해 안 씨를 송환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이후 안 씨를 포함한 6명의 비전향장기수가 정부에 송환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사이트비전향장기수 안학섭 씨 / 양심수후원회


비전향장기수는 한국전쟁 당시나 그 이후 간첩 혐의 등으로 체포되어 사상 전향을 거부하고 장기간 복역한 사람들을 말합니다. 이들은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수십 년간 감옥에서 생활했습니다.


안학섭 씨의 경우 1953년 4월 체포되어 국방경비법(이적죄)으로 유죄를 선고받았으며, 무려 42년간 복역한 후 1995년 광복절 특사로 출소했습니다.


그는 90대 중반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신념에 따라 북으로 돌아가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2000년 1차 송환 이후 25년 만의 요청


비전향장기수의 북한 송환은 2000년 김대중 정부 시절 6·15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루어진 1차 송환 이후 25년간 없었습니다.


당시 63명의 비전향장기수가 판문점을 통해 북으로 송환되었으나, 안학섭 씨는 "미군이 나갈 때까지 투쟁하겠다"며 남한에 잔류했습니다.


인사이트비전향장기수송환20주년기념사업준비회 회원들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비전향 장기수의 추석 전 2차송환을 촉구하고 있다. 2020.9.8 / 뉴스1


현재 생존해 있는 비전향장기수들은 모두 고령으로, 이번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안학섭 씨 측은 오는 20일 10시 파주 임진각에서 출발해 판문점으로 가겠다며 정부에 대북 통보, 민통선 통과, 유엔군사령부(유엔사) 협의 등 이동과 송환 절차 지원을 요청한 상태입니다.


정부 관계자는 "비전향장기수들의 요구를 잘 알고 있다"라면서도 "송환을 추진할지는 현재로선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남북 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비전향장기수 송환이 어떤 의미를 가질지, 또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