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4일(일)

한국인 남성, 캄보디아 범죄단지서 숨진 채 발견... 경찰 조사 '충격'

캄보디아 범죄단지에서 한국인 사망 사건 발생


캄보디아의 한 범죄단지에서 한국인 남성이 폭행과 고문의 흔적이 있는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14일 한국경제에 따르면 외교부는 지난 6일 캄보디아 캄폿주 보코산 지역의 범죄단지에서 한국인 박모씨의 시신이 발견돼 현지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는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현장에서는 대형 쓰레기통 안에 이불과 검은색 봉지에 싸인 시신 2구가 수습되었으며, 그 중 한 구가 박씨로 확인되었습니다. 시신은 얼굴이 심하게 부어있었고, 온몸에 검붉은 피멍과 핏자국 등 심각한 폭행과 가혹행위의 흔적이 역력했습니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현재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중국계 갱단이 운영하는 '범죄단지'의 실체


박씨가 발견된 장소는 일명 '범죄단지' 또는 '웬치'라 불리는 대규모 사기 콜센터로, 이곳에서는 수십에서 수백 명이 합숙하며 조직적으로 온라인 피싱 범죄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캄보디아에는 이러한 범죄단지가 50개 이상 존재하며, 대부분 삼합회 등 중국계 갱단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박씨는 이 범죄단지에 감금되어 있다가 조직 내부의 금전 문제로 인해 살해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러한 범죄단지들은 조직원들이 탈출을 시도하거나 목표한 사기 실적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가혹행위는 물론 살인까지 서슴지 않는 것으로 악명 높습니다.


최근 캄보디아의 범죄단지에서 탈출에 성공한 또 다른 박모 씨(28)는 "중국 조직원들은 돈 때문이라면 사람도 쉽게 죽인다"며 "구타나 전기 고문은 흔했고, 탈출하려다 붙잡혀 창고에 일주일 동안 갇혀서 물고문을 당한 적도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기존 이미지캄보디아 / gettyimagesKorea


급증하는 피해와 미흡한 대응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납치·감금 피해자는 올해 상반기(1~6월)에만 212명으로, 2011년(11명)에 비해 무려 1827%나 증가했습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피해 규모는 지난해(221명)의 두 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심각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외교부와 경찰청은 그동안 효과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지금까지 취해진 조치는 주캄보디아 대사관에 경찰 인력 1명을 추가로 파견하고, 캄보디아 입국자에게 해외안전 로밍문자를 발송하는 정도에 그쳤습니다.


GettyImages-452338523.jpg캄보디아 / gettyimagesKorea


대사관은 감금 피해자들에게 "현지 경찰에 직접 신고하라"고 안내하고 있는데, 이는 대사관이 현지에서 구출이나 범죄 수사 등의 사법 권한이 없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외교부 관계자는 "사건 인지 직후부터 캄보디아 경찰당국에 신속한 수사를 요청하는 등 필요한 영사조력을 제공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