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8월 13일(수)

자주포 포신에 끼어 대수술 받은 병사, '현역 부적합 심사' 탈락... "부대서 통원 치료 받으랍니다"

자주포 포신에 얼굴 깔려 턱뼈 부러진 병사


건강하게 입대했던 한 육군 병사가 훈련 중 포신에 얼굴이 끼어 턱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지만 '현역 복무 부적합 심사(현부심)'에서 탈락해 끝내 사회복무요원으로 남은 군 생활을 이어가게 됐습니다.


지난 4일 육군 병사 안태랑 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TAERANI'를 통해 "현부심에서 떨어져 남은 군 생활을 사회복무요원으로 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image.pngYouTube 'TAERANI'


그의 영상에 따르면 안씨는 지난해 5월 23일 육군 모 여단이 주최한 포술 경연대회에 K-9 자주포 조종수로 참가했다가 사격 준비 과정에서 포신에 얼굴이 끼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당시 K-77 사격지휘 차량이 목표물 좌표를 늦게 전송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됐고 대회 성적을 걱정한 일부 간부가 조바심에 욕설을 내뱉던 중 누군가 갑자기 포신을 움직였습니다.


안씨는 "고개를 돌렸을 땐 이미 포신이 제 왼쪽 뺨에 와 있었다"며 "41톤 철덩어리가 얼굴을 짓눌렀고 입에서 피가 '팍' 하고 터졌다"고 당시를 떠올렸습니다.


그는 "치아 두 개가 그 자리에서 튀어나갔고, 모든 얼굴 뼈가 으스러졌다"며 "헬기로 이송돼 13시간 45분 동안 얼굴 뼈 하나하나를 다시 맞추는 대수술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부대장이 오히려 복귀 권유...피해자가 왜 이렇게 간절해야 하나"


image.pngYouTube 'TAERANI'


수술 후 안씨는 곧 전역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부대장의 말과 달리 같은 해 7월 현부심에서 탈락했습니다.


심지어 사고 책임이 있는 여단장이 "병원에만 있으면 정신건강에 안 좋으니 차라리 부대로 복귀해 통원 치료를 받는 게 어떠냐"고 조언했다는 주장도 했습니다.


안 씨는 "건강하게 입대한 아들 피똥 받아봤냐. 기저귀 갈아봤냐. 그런데 제 부모 앞에서 군대로 다시 보내자는 말을 어떻게 하냐"고 호소했습니다.


이후 여러 과를 전전하며 진료를 받았지만 대부분 '매뉴얼 기준 미충족'이라는 이유로 부적합 판정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는 "왜 피해자인 제가 이렇게 간절해야 하냐. 이게 맞냐"며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제 자존감이 무너졌다"고 토로했습니다.


image.pngYouTube 'TAERANI'


결국 안 씨는 지난해 12월 최종 탈락 판정을 받고 사회복무요원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