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림사 주지, 자산 횡령과 부적절한 관계로 조사 받아
중국 무술 쿵푸의 성지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허난성 소림사(少林寺)의 주지가 심각한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소림사 주지 스융신(釋永信)은 사원 자산 횡령과 여러 여성과의 부적절한 관계 등의 혐의로 중국 당국의 합동 조사 대상이 되었는데요.
28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펑파이 등 현지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소림사 관리처는 지난 27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주지 스융신이 사찰 자산을 횡령하고 부당하게 점유한 범죄 혐의로 여러 부처의 합동 조사를 받고 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주지 스융신 / GettyimagesKorea
관리처는 또한 스융신이 불교 계율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장기간에 걸쳐 다수의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하며 사생아를 낳은 혐의도 받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과거에도 유사 의혹으로 논란 있었던 소림사 주지
중국 언론들은 지난 26일부터 온라인상에서 '스융신이 체포됐다'는 소문이 확산되기 시작했다고 전했습니다.
소림사는 이전에는 스 주지와 관련된 부정적 소문을 적극 부인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관련 질의에 즉답을 피하다가 결국 27일 저녁 공식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온라인에서는 스 주지가 내연관계인 여러 여성 및 자녀들과 함께 도주하려다 공항에서 체포되었다는 소문도 퍼졌으나, 중국 경찰은 이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주지 스융신 / GettyimagesKorea
주목할 점은 스융신 주지가 약 10년 전에도 유사한 의혹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었다는 사실입니다.
2015년에는 그의 제자인 스옌루(釋延魯) 등 소림사 출신 승려들이 실명으로 스 주지의 성추문과 공금횡령 등 각종 부정부패 의혹을 당국에 제보한 바 있습니다.
당시 허난성 종교사무국은 수개월간의 조사 끝에 해당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결론 내렸었습니다.
'소림사의 CEO'로 불리던 승려의 추락
1965년 안휘성에서 태어난 스융신 주지는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불교 승려 중 한 명으로 꼽힙니다.
그는 1981년 소림사에 입문해 1999년 주지 자리에 올랐으며, 1998년부터 허난성 불교협회 회장, 2002년부터는 중국 불교협회 부회장을 역임하고 있습니다.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보유한 스융신은 소림사 주지로 임명된 후 쿵푸 쇼, 영화 촬영, 소림사 기념품 판매, 국내외 쿵푸학원 및 명상센터 설립 등 다양한 수익사업을 적극 추진하며 '소림사의 CEO'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주지 스융신 / GettyimagesKorea
그러나 이러한 상업적 활동은 한편으로 불교와 소림사의 전통을 훼손하고 종교적 가치를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시켰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지난해에는 스 주지가 방장(주지) 자리를 자신의 아들에게 세습하려 한다는 소문이 퍼져 소림사 측이 "사실무근으로 날조된 것"이라고 공식 부인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현재 소림사 관리처는 "관련 조사 상황은 적절한 시기에 발표될 것"이라고 밝혀, 향후 조사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