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속 시민 영웅, 흙탕물과 떠내려온 차량에 맞서 이웃 구해
광주에 극한 호우가 쏟아지면서 침수 상황이 벌어지자 이웃을 구하기 위해 용기를 낸 시민들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전해졌습니다.
YTN에 따르면 지난 17일 광주시 동구 지역에 내린 폭우로 인근 하천 둑이 무너져 마을이 순식간에 흙탕물로 뒤덮이는 긴급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이런 위험한 상황에서 인근 자동차공업사를 운영하는 최승일 씨는 몸을 가누기 힘든 흙탕물을 난간을 붙잡고 거슬러 올라가 모래주머니를 쌓는 용기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던 중 위쪽에서 한 할아버지가 급류에 넘어진 후 맨홀에 두 다리가 빠진 채 물살에 갇혀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YTN
최 씨는 할아버지의 팔을 붙잡아 꺼내보려고도 해보고 밧줄로도 구조를 시도했지만 빼내지 못했습니다. 급기야 할아버니는 흙탕물에 파묻혀 제대로 숨을 쉬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이에 최 씨는 주변에 있던 나무판자로 물길을 잠시 막아 할아버지가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기지를 발휘했습니다.
구조 과정의 위험과 시민들의 용기
최 씨는 "너무 물이 세다 보니 사람이 숨을 못 쉬었죠. 대화를 해야 하겠다 싶어서 갑자 생각을 한 게 판자였다. 판자를 해놓으니까 사람 얼굴이 보이더라고. 어르신이 그때부터 얼굴이 돌아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구조 과정에서 최 씨는 중간중간 힘이 빠져 넘어지고, 급류에 떠내려오는 쓰레기나 타이어에 상처를 입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상황은 더욱 위급해졌습니다. 차량 한 대가 현장으로 떠내려오는 긴박한 상황이 발생한 것입니다.
그러자 최 씨의 주변 동료들과 시민들이 함께 자동차를 몸으로 막으며 20분이 넘는 사투를 벌였고, 결국 공업사 장비를 이용해 어르신을 무사히 구출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최씨는 "5초, 10초? 거기서 우리 직원들이 버티고 있어서 그랬지. 안 그랬으면 저나 그 어르신이나 같이 밀려서 차에 깔려버렸다"며 당시의 위험했던 순간을 회상했습니다.
다행히 구조된 어르신은 의식과 호흡이 정상 상태였습니다. 구조 후 할아버지의 가족들로부터 감사 인사를 받은 최 씨는 오히려 생명을 구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