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하노이서 ASF 감염 돼지고기 불법 유통 적발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에 감염된 돼지고기가 불법으로 유통된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한국 관광객들이 많이 방문하는 지역에서 발생한 사건이라 보건·방역당국의 경계심이 고조되고 있는데요. 하노이 경찰은 최근 식품안전법을 위반한 혐의로 4명을 체포하고, 관련 조직원들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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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현지 식품안전 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합동 단속반이 한 마을의 불법 도축장을 급습해 ASF 의심 증세를 보이던 생돼지 45마리와 이미 도축된 돼지고기 1050kg, 내장 450kg 등 총 4.3톤에 달하는 오염된 육류를 압수했습니다. 이 압수품의 시가는 약 3억2000만동(한화 약 18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압수된 고기 중 일부가 실험 결과 실제로 ASF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는 점입니다.
ASF는 돼지 사이에서 전염성이 매우 높으며, 한 번 감염되면 치사율이 100%에 이르는 치명적인 질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체에는 감염되지 않지만, 감염된 고기는 반드시 폐기해야 하며, 유통 및 섭취는 법적으로 엄격히 금지되어 있습니다.
불법 도축 조직, 하루 50마리 병든 돼지 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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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결과에 따르면, 이 불법 조직은 2023년부터 병든 돼지를 중개인을 통해 1kg당 3만~4만동에 구입한 뒤 무허가 시설에서 하루 평균 50마리씩 도축해 시내 시장과 일부 식당 등에 공급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판매가는 1kg당 5만~6만동 수준으로, 한 달 동안 벌어들인 불법 수익은 약 7000만~8000만 동(약 4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한 하노이의 풍쿵 시장에서도 검역을 거치지 않은 돼지고기 약 1톤이 추가로 적발됐는데요. 일부 조직원은 이미 폐사했거나 병든 돼지를 1kg당 2만동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매입해 자택에서 도축한 뒤, 최대 7만동에 판매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번 사태는 식품 안전과 가축 전염병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하노이에서 발생한 만큼, 여행객들의 주의가 요구됩니다.
한국도 ASF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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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역시 ASF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2019년 한국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매년 산발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2025년 6월 말까지도 세 차례 발병 사례가 보고됐습니다.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만큼 농장 단위의 선제적 차단 방역이 최선의 대응책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특히 장마철에는 침수와 폭우로 오염물질 유입 가능성이 높아지며, 야생 멧돼지 등 병원체를 옮길 수 있는 야생동물의 접근도 쉬워져 ASF 확산 위험이 급격히 높아집니다.
전문가들은 "양돈 농가는 배수로, 울타리, 소독시설 등을 점검하고 침수 예방을 위한 임시 제방이나 모래주머니 설치 등 사전 조치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또한 "야생동물 차단용 이중 울타리 설치, 축사 주변 물웅덩이 제거, 정기적인 해충 방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국제적 확산 우려, 협력 방역 중요
전문가들은 이번 ASF 사태가 단순한 식품 위생 문제를 넘어 국제적 질병 확산의 위험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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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방역 전문가는 "ASF는 인체 감염은 없지만 가축산업에 막대한 피해를 준다"며 "국내 농장도 방역 체계를 철저히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해외여행 후 귀국한 국민들에게는 축산시설 방문을 자제하고, 농장 출입 시 소독과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킬 것을 당부했습니다.
아시아 각국이 긴밀히 연결된 현대 사회에서 하나의 방역 허점이 국경을 넘어 대규모 전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국제 협력을 통한 방역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번 베트남 사태를 계기로 국가 간 방역 협력과 정보 공유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