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8월 02일(토)

국내 IT 발전 이끈 60대 '공학박사' 서상용씨, 뇌사 장기기증으로 2명에 새 삶 선물하고 떠나

34년 공학 박사의 마지막 선물


34년간 대한민국 정보통신 기술 발전을 위해 헌신해온 60대 공학 박사가 장기기증으로 여러 생명에게 희망을 전하고 떠났다.


25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원장 이삼열)은 지난달 창원경상국립대학교병원에서 서상용(62)씨가 뇌사 장기기증을 통해 2명의 생명을 구하고, 인체 조직기증으로 약 백여 명의 기능적 장애 환자들에게 새 희망을 선물했다고 밝혔다.


서씨는 지난달 22일 대구 어머니 댁에서 갑자기 쓰러진 후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으나, 결국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에 이르렀다. 


인사이트기증자 서상용(62)씨 / 사진 제공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서씨의 가족들은 깊은 슬픔 속에서도 평소 서씨의 나눔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이로 인해 서씨의 양측 신장은 두 명의 환자에게 이식되어 새 생명을 전했으며, 인체조직기증을 통해 수백 명의 환자들이 회복의 기회를 얻게 됐다.


대구에서 3남 3녀 중 다섯째로 태어난 서씨는 KT 연구소에 입사한 후 34년간 공학 분야 박사로 근무하며 우리나라 정보통신 기술 발전에 큰 족적을 남겼다.


은퇴 이후에는 자전거, 탁구, 테니스 등 다양한 운동을 즐기며 건강한 삶을 살았고, 최근에는 당구 연습에 몰두하는 등 활기찬 노후를 보내고 있었다.


인사이트기증자 서상용(62)씨 / 사진 제공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가족들은 "(서씨가) 회복 불가능한 상태라는 것을 알았을 때 절망감이 컸지만, 다른 생명을 살리는 좋은 일을 하고 떠났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기증을 결심했다"며 "기증을 결정한 후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고 전했다.


고인의 배우자 정난영씨는 "여보, 그동안 가족을 잘 이끌어줘서 고마워요. 함께한 아름다운 날들을 오래도록 기억할게요. 사랑하고, 존경하고, 감사해요. 하늘나라에서도 행복하게 지내고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 기다려줘요. 사랑해요"라는 애틋한 작별 인사를 전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이삼열 원장은 "아름다운 삶을 살다 가신 고 서상용 님과 유가족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그 따뜻한 나눔의 마음이 많은 이들에게 희망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