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 스펙트럼 장애 아들을 둔 '조교 부부'의 가족 이야기
MBC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이하 결혼지옥)이 지난 9일 방송에서 특별한 가족의 이야기를 다뤘다.
이른바 '조교 부부'로 불리는 이들은 남편의 지시에 따라 행동하는 아내와 아내의 비효율적인 행동에 답답함을 느끼는 남편의 모습을 보여줬다.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방송에서 아내는 아침부터 세 자녀를 돌보느라 분주한 일상을 보냈다.
집으로 돌아와서도 쉬지 않고 밀린 집안일을 처리하는 모습에 시청자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특히 하교 시간에 맞춰 첫째 아이를 데리러 간 후 발달센터로 향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아내는 "첫째 아이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다. 25개월 영유아 검진으로 진단을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그녀는 "의사소통이 안 되는 게 장애 특징이다 보니, 그런 점이 힘들다"며 "아직도 대변을 바지에 실수하는 일이 많다. 계속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태다"라고 첫째 아이의 상황을 전했다. 안전을 위해 집에는 지문인식 중문까지 설치되어 있었는데, 이는 첫째가 "문을 열고 나가서 실종된 적이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가족 내 소통 문제와 남편의 충격적 발언
방송 중 아내가 남편에게 시부모와의 대화를 언급하자, 남편은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안 키워보고 하는 얘기다. 바보 안 키워 봤잖아. 내가 얘기를 해야 상대방이 되려 나한테 말실수를 안 하는 것이다"라며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첫째 아이를 '바보'로 표현한 것이다.
남편은 또한 "애가 셋이라고 하면 애국자라는 말을 듣는다. '그럼 뭐 하냐, 애가 하나가 바보인데' 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아내는 남편을 "말이 날카롭다. 팩트폭행자다"라고 표현했다.
남편이 첫째를 '바보'라고 표현한 이유에 대해 질문받자, 그는 "어머니 모시고 장례식장을 다녀왔다. 애국자라는 말을 듣는데 듣기 싫은 것이다. 나라에서 주는 것도 없고"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오은영 박사는 "잘하셨다고 절대로 표현은 못 한다. 첫째의 장애는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 문제를 논하는 것 자체가 불편한 것 같다. 남편분 말의 밑에는 굉장한 좌절감이 있다. 굉장히 마음이 아팠다"라며 남편의 심리 상태를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