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월드컵서 11점제 첫 시도
양궁에 최초로 11점제가 도입된 가운데 '세계 최강'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한국은 뜻밖의 결과를 냈다.
지난 3일부터 8일까지 튀르키예 안탈리아에서 '2025 현대양궁월드컵 3차 대회'가 진행됐다.
뉴스1
앞서 세계양궁연맹(World Archery)은 이번 대회부터 11점제를 시범 도입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양궁 경기는 화살이 표적 중앙에 맞아도 최고 10점이었지만, 이젠 더 안쪽인 6.1cm 엑스텐에 '보너스 1점'을 부여해 11점을 받는 방식이다. 변별력을 높이려는 실험적인 룰로 평가된다.
한국 양궁대표팀은 바뀐 룰에도 압도적인 성적을 거뒀다. 금메달 4개,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로 종합 1위에 올랐다.
리커브 전 종목 석권...임시현은 2관왕
리커브 종목에서는 남녀 단체전, 개인전, 혼성 단체전 전 종목에서 메달을 획득했다.
남자 단체전은 김우진(청주시청), 김제덕(예천군청), 이우석(코오롱) 조합이 맡았다. 예선 1위로 본선에 진출한 한국은 멕시코, 이탈리아, 인도, 독일을 차례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김우진·임시현, 리커브 혼성 단체전 우승 / 뉴스1
혼성 단체전에서는 김우진과 임시현(한국체대)이 호흡을 맞췄다. 이들은 우즈베키스탄, 조지아, 일본, 독일을 연파하며 또 한 번 금빛 활시위를 당겼다. 결승전에서는 독일을 상대로 세트 점수 6-0, 완승이었다.
여자 단체전에서는 임시현, 안산(광주은행), 강채영(현대모비스)이 나섰다. 아쉽게도 준결승에서 미국에 슛오프로 패하며 결승 진출은 놓쳤지만,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하며 메달을 추가했다.
개인전에서는 임시현이 또 한 번 일을 냈다. 예선 1위로 결승까지 직행하더니, 결승에서는 팀 동료 안산을 세트 점수 6-0으로 제압했다. 대회 2관왕에 오른 셈. 안산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컴파운드도 금빛...한승연, 차세대 에이스 입증
컴파운드 여자 단체전에서도 오랜만의 낭보가 전해졌다. 소채원(현대모비스), 심수인(창원시청), 한승연(한국체대)이 출전한 대표팀은 2022년 광주 월드컵 이후 3년 만에 이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소채원·한승연·심수인, 컴파운드 여자 단체전 우승 / 뉴스1
남자 단체전은 최용희(현대제철), 김종호(현대제철), 최은규(울산남구청)가 활약했다. 독일과 이탈리아를 꺾었으나 준결승에서 개최국 튀르키예에 아쉽게 패했다. 하지만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과테말라를 꺾고 동메달을 확보했다.
여자 개인전에서도 새 얼굴이 빛났다. 한승연이 은메달을 따내며 차세대 에이스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11점제 변수에도 흔들림 없었다
변수도 있었다. 김우진은 개인전 32강 3세트에서 10-10-9를 기록하고도, 상대가 11-11-8을 쏘는 바람에 세트포인트를 내줘 탈락하는 아쉬운 일이 벌어졌다. 기존 방식이었다면 김우진이 이기는 경기였던 만큼, 룰 하나로 승부가 갈린 셈이다.
11점제는 향후 피드백을 거쳐 2026년부터 공식 도입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대한양궁협회는 "세계 최강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새로운 룰에도 빠르게 적응하고,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경기력을 갖출 수 있도록 더욱 철저히 준비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