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3월 15일(토)

쓰리잡 뛰고 짠테크하며 모은 전 재산 1억원 '보이스피싱'으로 날리고 오열한 유튜버 (영상)

"쓰리잡 하며 모은 전 재산 1억 원 '보이스피싱'으로 날렸다" 고백


인사이트YouTube '연글리'


짠테크·부수익 등의 콘텐츠로 인기를 끈 유튜버 연글리(30)가 보이스피싱 피해 사실을 고백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지난달 23일 유튜브 채널 '연글리'에는 '30살에 전 재산 1억 원 보이스피싱으로 다 날렸어요'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연글리는 "제가 평생 일하면서 모아왔던 현금 9,721만 2,600원, 약 1억 원을 보이스피싱으로 다 잃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2022년부터 비트코인 투자를 시작했고 몇 주 전 투자 포트폴리오를 수정하기 전까지 비트코인을 원금 4,000만 원에 평균 매수 단가 약 3,800만 원 정도, 120%가 넘는 수익률로 비트코인 1개 이상 보유하고 있었다. 알트코인에 2,000만 원 정도가 있었고 약 100~200만 원 저도 수익을 내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유동할 수 있는 현금 자산이 약 1억 원 정도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에 사기 피해를 당하면서 그는 수중에 11만 원 정도만 남게 되었다고 했다.


인사이트YouTube '연글리'


연글리는 "제가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저 스스로를 탓하게 되고 멘탈이 온전치 못한 상태다. 이런 비슷한 수법으로 더 이상 피해가 없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영상을 찍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10개월 차 프리랜서라 늘 혼자 집에 있었고 친구도 없어서 사람을 만나서 얘기할 경우가 2주에 한 번에서 3주에 한 번 정도였다. 카톡도 길면 4~5일 동안 아무에게서도 연락이 없을 정도였다. 극도로 외롭고, 우울하고, 무기력증에 빠져있었다. 그런 와중에 A씨를 알게 되어서 짧은 기간이었지만 빠르게 믿고 의지했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A씨와 매일 연락을 주고받았던 연글리는 보이스피싱 사기를 당하기 하루 전날 A씨로부터 "하던 부업이 있는데 해외 출장 중이라 사이트가 열리지 않는다. 고객 주문이 들어와 대신 도매사이트에 주문을 넣어달라"라는 부탁을 받았다.


사이트 링크를 받은 연글리는 처음에는 이를 의심했지만, 사이트 안에 있는 포인트로 구매하면 돼 돈이 드는 건 없다며 안심시키는 A씨의 말에 곧 의심을 거뒀다.


연글리는 찜찜한 마음이 들었지만, 부탁하는 상품을 구매해 줬다.


인사이트YouTube '연글리'


A씨는 주문 후 2~3분이 지나면 포인트가 100% 환급되고 수익금(구매 상품 가격의 15%)도 들어오는데, 2만 원 정도 수익이 나니 커피값이라도 하라며 직접 사이트에서 출금해 가라고 했다.


돈 욕심 때문에 도와준 게 아니었던 연글리는 괜찮다며 수익금이 출금되는지 확인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다음날, 연글리는 A씨로부터 전날과 동일한 사이트에서 팀 미션으로 진행하는 단체 주문 건에 대한 부탁을 받았다.


연글리는 A씨의 계정에 현금처럼 사용되는 포인트가 3,200만 점 정도 있어서 '뭐 큰일이 있겠나'라며 안일하게 생각했다고.


A씨는 직접 미션을 진행하는 MD와 라인으로 소통해 구매하라고 했다.


연글리는 "찜찜했지만 A씨에게 라인 아이디를 전달받아 MD와 연락했고, MD를 포함한 5명이 단체방에 초대됐다. 중간에 이탈하거나 팀원 중 한 명이라도 잘못 주문을 넣는 경우 팀 미션이 실패하고 그 금액에 대한 환불은 불가능하다고 했다"며 "미션은 총 8차례 진행됐고, 한 미션당 300~400만 원대로 처음에는 크게 문제없이 포인트로 구매했다"라고 설명했다.


인사이트YouTube '연글리'


그런데 마지막 8번 미션에서 포인트 92만 원 정도가 부족해지면서 그는 사비를 쓰게 됐다.


그는 "A씨는 이미 3,200만 포인트를 충전하느라 대출까지 받은 상황이라며 더 이상 대출이 어려워 충전을 대신해 줄 수 있겠냐고 했다. 충전금은 미션 끝나면 바로 100% 환급되니 수익금 절반이랑 충전금 출금하면 된다고 하더라. 저는 꾸준히 투자를 해왔던 터라 그 금액이 그렇게 크게 느껴지지 않았고 '그래도 이왕 시작했으니 끝까지 가보자'라는 생각으로 사비를 써 충전했다"라고 말했다.


모든 미션이 종료된 후 MD는 3번 미션에서 연글리가 수량 체크를 잘못했다고 지적하며 그 때문에 모든 팀원이 미션을 다시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연글리는 "그때부터 팀원들도 제 잘못으로 몰아가고, 탓을 하고 질타했다. 정말로 팀원들에게 너무 미안하고 죄송하다는 마음뿐이었고 얼른 해결하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중간에 미션을 중단하고 싶다고 했더니 지금까지 진행했던 모든 팀원들의 충전금과 수익금을 합쳐서 1억 8,000만 원 정도를 보상해야 한다며 법적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협박했다"라고 주장했다.


이후 다시 3번 미션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전산 오류가 생겼고, MD는 4번부터 8번 미션까지 다시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인사이트YouTube '연글리'


연글리는 "죄책감에 온몸이 덜덜 떨리고 식은땀을 흘리면서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다. 4번 미션부터 다시 진행했는데, 금액 단위가 처음 진행했던 것과 다르게 한 미션당 천만 원이 훌쩍 넘는 금액이었다. MD 말로는 저렴한 미션을 앞에 배치해 지금 배정받는 미션은 큰 금액밖에 없다고 했다"라며 "그때부터 충전금이 없는 상태여서 갖고 있던 현금 200만 원 정도와 코인을 조금씩 매도하면서 포인트를 충전했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포인트를 충전할 때도 분할 충전하게 해 총 얼마를 지출했는지 가늠하기 어렵게 만들었다고 했다.


그 과정에서 '적금을 깼다', '대출을 받는다' 등의 말을 하는 팀원들의 모습에 사기라는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고.


연글리는 "하다 하다 돈이 부족해서 대출을 알아봤는데 프리랜서에 수익이 크지 않아 승인이 나는 곳이 거의 없었고 11%의 엄청 높은 금리의 금융권에서 천만 원 대출 신청을 했다. 상담 시간이 지나 돈이 들어오지는 않았고 다음 날 대출을 취소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오후 3시 30분부터 9시까지 이런 상황이 이어졌고, 벗어날 수 있었던 것도 두 번째 마지막 8번 미션의 금액이 5,800만 원 정도였는데 모든 자산을 다 털어도 2,500만 원이 부족해 이 사실을 A씨와 공유하며 다음 날까지 A씨가 2,500만 원을 준비해 보겠다고 해서 마무리가 됐다"라고 말했다.


이날 연글리는 총 28번에 걸쳐 약 1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입금했다.


"3년 안에 1억 복구하겠다"


인사이트YouTube '연글리'


그는 "지금 생각해 보면 허술한 점도 너무 많았고 중간에 충분히 의심해 보고 검색해서 알아볼 수 있었는데 자꾸 초조하게 몰아가고 제 잘못인 것처럼 미안하게 만드니까 제대로 된 사고를 할 수 없었다"라고 토로했다.


이후 그는 자신과 같은 팀 미션을 하는 보이스피싱 수법 기사를 찾으면서 사기임을 확신했다.


연글리는 보이스피싱 피해를 인지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돈을 되찾을 수는 없었다.


그는 "경찰 조사를 받는 와중에도 A씨와 연락이 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경찰서에서도 당장 출금 정지 신청을 할 수가 없었다. 사건 조사가 조금 진행되고 나서야 할 수 있다고 하더라. 말이 1억이지 너무나도 큰 액수인데 아무런 조치도 없다는 게 너무 답답했다. 2주가 지난 지금까지도 별다른 소식이 없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어릴 때부터 형편이 넉넉지 못해 학원 한 번 제대로 다녀본 적 없고 대학교도 다 학자금 대출을 받아서 다녔다. 열심히 해보겠다고 성적 장학금도 받았다"며 "성인이 되고 나서야 스스로 돈 벌어서 하고 싶었던 공부도 하고 200만 원도 안 되는 월급을 아껴가면서 대출도 빨리 갚고 작년에는 쓰리잡까지 했다. 두세 시간밖에 못 자면서 돈 모은 결과가 지금 이렇다는 게 꿈이었으면 좋겠다"며 오열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한편으로는 빚이 아니고 다 제 돈이었던 게 다행이고 1억 한 번 모아봤는데 2번은 못 할까 싶기도 하다. 자산이 1억이 넘어가며 조금 들떠있었고 오만하고 자만했던 것 같다. 투자로 돈을 불리다 보니 돈의 무게를 가볍게 여겼던 것 같기도 하다"며 "3년 안에 1억을 복구하는 게 목표다"라고 전했다.


그의 고백에 누리꾼들은 "용기 내서 밝혀주셔서 감사하다. 이런 건 널리 알려야 한다", "사기꾼들 천벌 받을 것", "얼마나 힘들었을까", "거절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힘내시길" 등의 응원 댓글을 남겼다.


YouTube '연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