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류 사오앙 / KBS Sports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잘생긴 외모로 국내에서도 인기가 많은 헝가리의 류 사오앙(동생)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m 종목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지난 13일 중국 베이징의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500m 준준결승·준결승·결승 경기에서 헝가리 사상 첫 쇼트트랙 개인종목 금메달이라는 역사를 써냈다.
하지만 그는 어쩐지 활짝 웃지도, 환호하지도 않았다. 여자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네덜란드 대표팀의 수잔 슐팅이 결승선 통과 시점부터 환호한 것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누리꾼들은 아마도 그의 형 류사오린 산도르를 생각해서였을 거라고 추측하고 있다.
앞서 두 형제는 1,000m에서 편파판정의 희생양이 됐다. 1,000m 결승에서 산도르는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석연치 않은 비디오 판독 끝에 실격을 당했다.
헝가리의 사상 첫 쇼트트랙 개인종목 금메달의 역사가 단 몇 초 만에 지워졌다. 이때 4위를 기록했던 사오앙은 동메달을 받았다.
형은 메달을 박탈당하는 대신 동생은 메달을 받은 것.
이번에도 두 형제의 희비는 엇갈렸다. 비록 편파판정은 없었지만, 형 산도르는 결승에 오르지 못했고 사오앙은 결승에 올라 역사를 썼다.
형은 또 실패했지만 동생만 성공한 것이다. 형은 그 누구보다 환호하고 기뻐하며 감격했지만, 동생은 자신만 영광을 누리는 것에 대해 미안한 감정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쇼트트랙 개인 종목 일정은 모두 끝났다. 더이상 기회는 없다. 5,000m 계주 결승만 남았지만 헝가리는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누리꾼들은 두 형제의 서사에 마음이 쓰인다며 "5,000m 계주에서 한국 다음으로 골인해 메달을 따면 좋겠다"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