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천 공장 화재 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김진석 소방위의 순직과 관련해 현직 소방관이 남긴 절절한 고백이 많은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하고 있다.
지난 19일 현직 소방관 A씨는 SNS 스레드를 통해 김진석 소방위의 죽음을 '로또 당첨'에 빗댄 발언에 대한 심경을 토로했다.
A씨는 "누군가 '소방관 순직하면 가족은 로또 맞은 거임. 소방공무원 6만 명이 조의금 모으면 10억임'이라는 말을 했다"며 글을 시작했다.
A씨는 소방관이 순직할 경우 전국 소방공무원들이 십시일반 모은 조의금이 유가족에게 전달된다고 설명했다. A씨는 "공무원이 평생 일해도 모을 수 없는 큰돈"이라며 "지방에 아파트 한 채는 얻을 수 있고 남은 돈은 아이들 대학 교육까지 시킬 정도는 된다"고 전했다.
그는 소방관들 사이에서 오가는 농담 같은 주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A씨는 "우리끼린 죽어도 꼭 불 끄다 죽어야 한다는 말을 농담처럼 한다"면서 "그러나 그 농담은 사실 농담이 아니라 주문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뜨거워도 들어가야지, 죽어도 불 끄다 죽어야지, 불 끄다 죽으면 내 가족은 걱정 없으니까. 용기를 내게 만드는 주문"이라고 속내를 드러냈다.
A씨는 "당신 말처럼 우리는 긁으면 100퍼센트 당첨되는 로또다. 덕분에 없던 용기를 쥐어짜서 현장에 뛰어들 수 있다"며 "죽어도 불 끄다 죽어야지. 주문을 왼다"는 말로 글을 마무리했다.
이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가족의 목숨을 대가로 억만금을 줘도 필요 없다" "어떤 소방관도 화마에 희생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등 안타까움과 위로를 전했다. 또한 "로또라니, 나는 내 남편이 죽으면 10억을 줘도 안 받는다" "사람이 죽었는데 로또라니" "장비와 기술들이 더 보급되고 발전하길 바란다" "돈으로 목숨값을 매기는 구조 자체가 문제다" 등 소방관 근무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김진석 소방위는 지난 16일 경기 부천의 한 공장 화재 진압 중 순직했다. 그는 24시간 근무를 마치고 퇴근을 20여 분 앞둔 시점에 현장 출동 중 변을 당했다. 고인의 영결식은 지난 19일 경기 부천체육관에서 엄수됐다.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앞서 지난 13일 소방 예산과 관련해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김 소방위 순직 후 비판 여론이 확산되자 추 지사는 지난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저의 발언으로 마음에 상처를 입으신 소방관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추 지사는 20일 소방공무원 노동조합 관계자들을 만나 직접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