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중수청장) 후보자로 지명된 김지용 전 대검찰청 감찰1과장이 과거 안태근 전 검사장의 성폭력 비위 의혹을 방치했다는 논란에 대해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해명하자, 당사자인 서지현 전 검사가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서 전 검사는 오늘(1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실이 다르게 전해지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어 최소한의 사실관계를 밝힌다"며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앞서 김 후보자는 청문회를 앞두고 국회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대검 감찰1과장 재직 시절을 언급하며 "가해자가 안태근 검사장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명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감찰1과장 부임 후 정식 조사가 아닌 주위 풍문을 통해 의혹의 상대방이 안 검사장일 수도 있다는 정도를 확인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당시 피해자나 구체적인 행위 내용까지 특정된 상태는 아니었기에 정식 조사는 진행하기 어려웠고 여러 경로와 채널을 통해 풍문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서 전 검사는 "2010년 사건 후 저는 직속 상사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다"며 "따라서 가해자와 피해자가 누구인지는 당시부터 특정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피해자 보호 이유로 감찰 신중? "진실 규명 일관되게 요구"
김 후보자가 2차 피해 방지를 이유로 감찰 착수에 신중을 기했다고 밝힌 해명도 도마에 올랐다. 김 후보자는 서면 답변에서 "성 비위 사건의 경우 진상 확인뿐 아니라 피해자 보호 및 2차 가해 방지 역시 매우 중요하다"며 "당시에는 제보의 구체성, 감찰 대상 여부 등을 고려해 감찰 착수와 그 절차에 대해 신중하게 판단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적었다.
서 전 검사는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단 한 번도 '사건화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한 적이 없다"며 "일관되게 '사과를 원한다', '진실을 밝혀달라' 요구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2018년 제 대리인단은 조사단에 여러 차례 '악의적으로 허위 사실을 퍼뜨리는 2차 가해자들을 조사·감찰해 2차 가해를 막아달라', '사건이 은폐된 경위를 밝혀달라'고 요구했으나 어떤 조치도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짚었다.
서 전 검사는 이번 사안을 차기 중수청장 인선 문제와 연결 지으며 검찰 조직의 현실을 비판했다. 그는 "수사·기소 분리, 공소청·중수청 출범은 대한민국 형사사법 체계를 바꾸는 역사적 변화"라며 제도의 성공을 바란다고 전제하면서도 "'더 나은 사람이 없다'며 초대 중수청장으로 추천된 전직 검사를 보며, 다시금 검사 조직 자체가 부끄러워진다"고 적었다.
아울러 "완벽한 제도도, 완벽한 사람도 없다. 그러나 완벽할 수 없음이 최선을 다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유가 될 수는 없다"며 "78년 만에 형사사법 체계의 큰 틀을 바꾸면서도 '이 정도면 되지 않느냐' 안이해지는 순간, 어렵게 시작한 개혁이 또 다른 실패의 출발점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