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2일(월)

"각본인 줄 알았는데"...멕시코 프로레슬링 심판, 금지 기술 맞아 숨져

멕시코의 한 프로레슬링 경기장에서 70대 베테랑 심판이 선수의 금지 기술에 맞아 링 위에서 숨지는 비극이 일어났다.


미국 시사매체 피플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6일 멕시코 이달고주의 한 경기장에서 프로레슬링 시합을 관장하던 심판 헤라르도 헤르만 피네다(75)가 경기 도중 목숨을 잃었다. 피네다는 선수 시절 올빼미를 뜻하는 '엘 부호'(El Búho)라는 링네임으로 링을 누볐던 전직 프로레슬러 출신이다.


사고는 링네임 '피시맨의 아들'로 활동하는 레슬러 호세 앙헬 나헤라가 피네다 심판에게 일명 '파일드라이버'를 시전하면서 벌어졌다.


X 'RealSamAdonis'


파일드라이버는 상대를 거꾸로 들어 올려 정수리부터 바닥으로 내리꽂는 고난도 기술이다. 심각한 뇌·경추 손상을 유발할 위험이 커 전 세계 다수 프로레슬링 단체와 위원회에서 사용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공격을 허용한 피네다는 바닥에 쓰러진 뒤 전혀 움직이지 못했다. 현장에 있던 의료진이 링으로 뛰어올라 응급 처치에 나섰으나 끝내 사망 판정이 내려졌다. 기술을 쓴 나헤라는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후 석방됐다.


대회 주최 측은 성명을 내고 "유가족과 레슬링계 동료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나헤라에 대한 법률 지원을 준비하는 한편 유족 측과 후속 조치를 논의 중이라고 알렸다.


현장을 지켜본 팬들 사이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일부 팬들은 "관중들은 심판이 연기하는 줄 알았다. 각본대로 진행된 쇼였지만 실제 죽음으로 이어졌다"며 안전 관리를 소홀히 한 주최 측을 성토했다. 각본에 기반한 스포츠 엔터테인먼트라 할지라도 위험 기술에 대한 통제와 즉각적인 응급 구호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