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최근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에 대해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하면서 사실상 파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유동성 위기로 회생절차에 들어간 홈플러스가 자금 조달에 실패하며 생존의 갈림길에 선 가운데, 인천 계양구 홈플러스 작전점을 직접 찾아가 보니 회사가 처한 현실이 매장 곳곳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지난 6일 오전 10시 개점 시간에 맞춰 찾은 홈플러스 작전점은 대형마트 특유의 활기가 좀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통상 대형마트는 개점 전부터 입구에 고객들이 줄을 서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지만, 이날 매장 안에서 눈에 띄는 고객은 대여섯 명 남짓에 불과했다.
매장 입구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신선식품이 아닌 홈플러스 자체 브랜드(PB)인 '심플러스' 제품이었다. 과일과 신선식품 코너 상당수는 견과류와 심플러스 상품으로 채워져 있었고, 신선식품이 있어야 할 매대에는 프라이팬과 밀폐용기 등 공산품이 대신 자리를 메우고 있었다.
고기와 수산물 코너는 진열된 상품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비어 있었다. 돼지, 닭, 소, 오리 등 종류별로 구분된 고기 코너에는 심플러스 도마와 칼, 가위 등 주방도구가 빼곡하게 놓여있다. 냉장 진열장 역시 심플러스 얼음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고, 유제품 코너도 심플러스 제품과 생수 정도만이 자리했다.
가공식품 코너도 상황은 비슷했다. 라면과 과자 진열대는 앞쪽에만 일부 상품이 놓여 있었을 뿐, 뒤편은 텅 빈 공간이 그대로 드러났다. 비어 있는 진열대를 가리기 위해 앞쪽으로 상품을 몰아놓은 듯한 모습이었다.
주류 코너에서는 와인과 위스키 할인 안내문만 눈에 띌 뿐 소주와 맥주는 찾아볼 수 없었다. 직원에게 이유를 묻자 "맥주는 입고되지 않은 지 오래됐다"는 답이 돌아왔다.
매장 곳곳에서는 직원들이 비어 있는 매대를 심플러스 공산품으로 채우는 모습이 이어졌다. 손님보다 직원이 더 많이 보일 정도였지만, 직원들의 표정에서도 활기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적막한 분위기 속에서 PB 상품으로 빈 공간을 메우는 모습은 현재 홈플러스의 어려운 경영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듯했다.
지하 주차장도 한산했다. 고객 차량은 눈에 띄게 적었고, 홈플러스 배송 차량 두 대가 주차돼 있었지만 배송을 준비하거나 출발하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으로 홈플러스는 중대한 기로에 놓이게 됐다. 채무자회생법에 따라 14일 이내 운영자금을 확보해 즉시항고할 경우 회생절차가 다시 진행될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자금 조달에 실패하면 파산 절차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직영점과 협력업체를 포함한 약 2만 명의 고용은 물론 납품업체까지 연쇄적인 피해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적막한 매장 풍경이 일시적인 위기의 모습으로 남을지, 아니면 홈플러스의 마지막 기록이 될지는 앞으로의 자금 조달 여부가 가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