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오는 26일 한진그룹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우기홍 대한항공 부회장의 재선임 안건, 그리고 한진칼·대한항공의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안건에 모두 반대표를 던지기로 했다.
국민연금은 두 사람에 대해 "당해회사 또는 계열회사 재직 시 명백한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 권익 침해 행위에 대한 감시 의무를 소홀히 한 자"라고 판단했다.
한진칼은 26일 주총에서 조 회장 사내이사 선임과 이사 보수 한도 120억원 승인 안건을 올린 상태다. 지난해 실제 지급된 이사 보수 총액은 83억 9천만원이었다. 국민연금이 "보수 금액 대비 과다하다"고 공개 반대에 나선 것은 조 회장 개인의 연임뿐 아니라, 이사회의 감시·보상 구조 전반에 대한 문제 제기다.
시점도 좋지 않다. 한진칼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2984억원으로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492억원 흑자에서 75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당기순이익도 5122억원에서 1603억원으로 급감했다. 같은 해 조 회장이 받은 보수는 총 145억 7818만원이었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상황은 좋지 않다. 한진칼 사업보고서 기준 지난해 말 조 회장 측 지분은 20.56%, 2대 주주 호반그룹은 18.78%로 격차가 1.78%포인트에 불과하다. 국민연금은 한진칼 지분 5.44%를 보유한 주요 주주다.
국민연금의 반대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4년 대한항공 주총에서도 조 회장 사내이사 재선임과 이사 보수 한도 안건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다. 올해는 우기홍 부회장 재선임까지 동시에 반대하면서, 지주사와 핵심 사업회사 경영진을 한꺼번에 겨냥했다.
당장 표 대결에서 밀릴 구조는 아니다. 델타항공 14.90%, 산업은행 10.58%를 우호 지분으로 보면 조 회장 측 우군은 46.04%에 이른다. 다만 호반의 추격으로 지분 격차가 1%대까지 좁혀진 상황에서 국민연금까지 공개 반대에 나섰다는 사실은, 향후 지배구조 분쟁의 명분 싸움에서 조 회장에게 불리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