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8일(화)

"전생에 한국인이었나"... 30년간 독립운동가 희귀 사진 수집한 타이완인의 사연 (영상)

항일 영웅 사진 복원한 타이완 수집가


광복 80주년을 맞이하는 지금, 우리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항일 독립운동가들의 모습이 새로운 방식으로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지난 17일 KBS는 흑백 속에 묻혀있던 독립운동가들의 모습에 색을 입혀 생생한 역사의 한 장면으로 되살려낸 한 타이완인 수집가를 조명했습니다.


수집가 쉬충마오 씨가 복원한 특별한 사진집은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놀라운 역사적 순간들을 마주하게 합니다. 흑백이 아닌 컬러로 복원된 사진들은 과거의 역사를 '오늘'의 이야기처럼 가깝게 느끼게 해줍니다.


하얼빈 의거 후 체포된 안중근 의사의 모습은 허리에 굵은 쇠사슬이 두 바퀴나 묶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당한 눈빛으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습니다.


YouTube 'KBS News'


뿐만 아니라 의거 전 황해도 해주에 있던 그의 생가와 함께 식사했던 가족들의 모습까지 세세하게 담아냈습니다.


쉬씨는 "당시 중국인과 한국인은 함께 일본 침략에 맞서 싸우기 위해 뭉쳤기 때문에 한국과 관련된 것을 수집하기 시작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아마도 전생에 한국인이었을 것"


쉬씨가 발굴한 사진들 중에는 1904년 항일운동가 김성산, 이춘근, 안순서 의사가 일본군에 이끌려 처형장으로 걸어가는 장면도 있습니다.


눈이 가려진 채 나무 십자가에 묶여 있는 모습, 그리고 일본군이 발포 명령을 기다리는 순간까지의 연작 사진은 쉬씨가 처음으로 세상에 공개한 귀중한 역사적 자료입니다.


또한 중국에서 체포된 한국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사진도 쉬씨의 노력으로 발굴되었습니다.


지난해 10월 23일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 하얼빈 의거 115주년 기념 특별전 '안중근 書(서)'개막식에서 참석자들이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 / 뉴스1


그는 자신의 역사 수집에 대한 열정에 대해 "이런 일은 희생을 치러야 한다. 그래서 제가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답은 아마도 제가 전생에 한국인이었을 것이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쉬씨는 중국 천안문사태를 취재하던 중 목에 관통상을 입은 경험이 있습니다.


이 사건 이후 그는 남은 삶을 역사적 사실을 보존하고 알리는 일에 헌신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전 세계를 돌며 사진을 수집한 결과, 한국 역사와 관련된 사진만 6,000여 장을 모을 수 있었습니다.


그는 "잘못된 일에서는 교훈을 얻어야 하며, 이런 실수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한다. 그래야 장기적인 평화, 영원한 평화를 이룰 수 있다"라고 역사 보존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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