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프러포즈, ‘호텔·명품’ 중심으로 고급화
MZ세대(1980~2010년 출생)를 중심으로 프러포즈 문화가 단순한 청혼 의식을 넘어 고급 호텔과 명품 선물 중심의 '과시적 이벤트'로 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17일 연합뉴스는 성신여대 양수진 소비자산업학과 부교수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소개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양 교수 연구팀은 학술지 소비자정책교육연구 최신호에서 인스타그램 게시글 128건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프러포즈 장소로 호텔을 선택한 사례가 전체의 42%로 가장 많았으며, 이 가운데 상당수가 5성급 특급 호텔을 배경으로 하고 있음이 확인됐습니다.
특히 잠실 시그니엘 호텔은 ‘93층’, ‘99층’ 등 특정 층수를 강조하는 게시물이 자주 등장해 호텔 내부에서도 상징성과 희소성이 소비된다고 연구팀은 분석했습니다.
샤넬 가방·반클리프 목걸이... '명품 선물'이 대세
연구팀 분석에 따르면 프러포즈 선물 역시 명품 브랜드 중심으로 고급화되고 있습니다.
가장 많이 언급된 아이템은 명품 가방이었으며, 절반 가까이가 샤넬 제품이었습니다. 장신구 가운데서는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가 13건으로 최다 언급됐습니다. 외제차를 활용한 프러포즈 사례도 적지 않았는데, BMW·벤츠 등 고급 브랜드 노출이 특징적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프러포즈가 단순한 사랑 고백이 아니라 사회적 지위와 경제력을 드러내는 과시적 소비 행태로 변질됐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SNS 리터러시 교육'을 통해 청년층의 비판적 수용 능력을 키우고, '공공 결혼 준비 교육'을 도입해 사회 초년생·예비부부의 재무 안정성을 지원해야 한다는 정책적 제언도 내놨습니다.
결혼 비용 매년 상승... "상대적 박탈감 우려도"
프러포즈의 고급화는 결혼 비용 상승 흐름과도 맞물려 있습니다. 하나금융연구소가 발간한 대한민국 금융소비자 보고서 2025에 따르면 최근 3년 내 결혼한 신혼부부의 평균 결혼 비용은 약 2억원이었고, 결혼 예정자들은 평균 2억3000만원을 예상해 매년 약 1000만원씩 증가하는 추세로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들은 SNS 확산과 젊은 층의 과시 욕구, 체면 문화가 결합하며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일부에서는 "능력을 갖춰야 결혼할 수 있다는 인식이 강화되면서 상대적 박탈감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습니다. 반면 "경제적 여력이 뒷받침된다면 개인 만족을 위한 선택으로 볼 수도 있다"며 무조건 부정적으로 평가할 필요는 없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