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물 화장' 법적 승인... 친환경적 새 장례 방식 등장
영국에서 시신을 물과 화학물질로 분해하는 '물 화장'이 공식적으로 법적 승인을 받았다. 이로써 전통적인 매장이나 화염 화장 외에 새로운 친환경 장례 방식이 영국 사회에 도입됐다.
지난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영국 법률위원회는 고온의 물과 알칼리성 화학물질을 이용해 시신을 분해하는 물 화장을 합법적인 장례 방식으로 인정했다. 이는 기존의 전통적 장례 방식에서 벗어나 환경 친화적 대안을 모색하는 현대 장례 문화의 변화를 보여준다.
물 화장 과정은 높이 1.8m, 너비 1.2m 크기의 철제 용기에 시신을 안치한 후, 물과 알칼리성 화학물질을 주입하고 약 160도의 온도에서 90분간 가열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과정이 완료되면 모든 조직이 완전히 용해되어 DNA도 남지 않으며, 갈색 액체와 부드러워진 뼈만 남게 된다.
환경적 이점과 윤리적 논쟁
물 화장은 환경 보호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를 '녹색 화장'이라 부르며 친환경적 장례 방식으로 평가한다.
전통적인 화염 화장은 한 번에 약 535파운드(약 243k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물 화장은 연료 소비량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현저히 적다. 또한 매장 방식이 초래할 수 있는 토양 오염 문제도 줄일 수 있어 환경 부담을 경감시킨다.
물 화장 후 남은 액체는 폐수 처리 과정을 거쳐 일반 하수와 함께 배출되며, 남은 뼈는 유골처럼 분쇄되어 유족에게 전달된다. 이러한 처리 방식은 장례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혁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이 새로운 장례 방식에 대한 반대 의견도 존재한다.
시신을 폐수와 함께 하수구로 흘려보내는 방식이 고인의 존엄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윤리적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는 전통적 장례 문화와 현대적 환경 가치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