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5일(일)

"박사 학위 있어요?"... 연봉 3400만원 주는 명문 대학교 구내식당 관리인 자격요건


중국의 한 명문대학이 구내식당 관리자 채용 과정에서 박사학위를 필수 자격요건으로 내세워 사회적 논란이 일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지난 30일(현지 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난쑤성 난징에 위치한 동남대학교는 지난 22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식당 관리자 채용 공고를 게시했다.


이 공고에서 대학 측은 지원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를 필수 조건으로 명시했다. 해당 직무의 주요 업무는 요리 개발 및 준비 감독, 식당 계약자 관리, 식품 안전 감독, 행정 서류 처리 등이다.



동남대학교는 중국 정부 프로젝트에 다수 참여하는 기관으로, 칭화대, 베이징대 등과 함께 중국의 39개 명문대학 중 하나로 꼽힌다.


대학 측은 지원자에게 영어 능력과 사무용 소프트웨어 활용 능력을 증명할 것을 요구했으며, 관련 업무 경험자와 중국 공산당 당원을 우대한다고 밝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동남대 관계자는 상요우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원자가 반드시 요리사일 필요는 없지만, 식품 영양학이나 요리 예술 관련 전공자, 그리고 관련 자격증 소지자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식당 관리자 직책의 예상 연봉은 18만 위안(한화 약 3432만원)으로 책정됐다. 중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도시 비민간부문과 민간부문 근로자의 연평균 임금이 각각 12만4110위안(약 2367만원), 6만9476위안(약 1325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평균을 크게 웃도는 높은 급여 수준이다.



이러한 채용 공고는 중국 사회의 과도한 경쟁과 '스펙 인플레이션'을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SCMP에 따르면 4월 기준, 학생을 제외한 16세에서 24세 사이의 중국 도시 실업률은 15.8%로, 3월의 16.5%보다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심각한 취업난 속에서 식당 관리자에게까지 박사학위를 요구하는 상황에 "내정자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명문대 관리자 직급은 중국에서 안정적이고 복지가 우수한 '황금밥그릇' 직장으로 인식되고 있어, 박사 학위라는 높은 진입장벽에도 불구하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중국은 채용 과정에서 인종, 민족, 성별, 종교적 신념에 따른 고용 차별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지만, 학력 차별은 공식적인 금지 대상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최근 취업난이 심화되면서 직무와 무관한 학력 요건으로 불합격 판정을 받는 지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으며,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CPPCC) 대표인 간화티안은 고용정책에서 "학력 차별을 금지한다"는 법률 개정을 제안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