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나빠지니까 게임 좀 그만해라!"
어린 시절 부모님께 한 번쯤 이런 잔소리를 들은 적, 누구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최근 옆 나라 일본에서는 VR 게임이 시력을 회복시킬 수 있다는 놀라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온라인 미디어 소라뉴스24(SoraNews24)에 따르면 최근 일본 간세이가쿠인대학 이공계 대학원 연구팀은 연구를 통해 VR 기기를 사용하면 시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을 밝혀냈다.
지난 3월 2일부터 4일까지 진행된 학술대회 '인터랙션 2025(INTERACTION 2025)'에서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특수 설계된 VR 게임이 시력 개선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주요 안과 질환이 없는 10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6주 동안 실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서로 다른 빈도로 VR 표적 슈팅 게임을 플레이했다. 게임의 핵심 메커니즘은 플레이어가 컨트롤러로 원형 표적을 조준하고 명중시키면 표적이 더 멀리 이동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플레이어는 가까운 거리와 먼 거리를 모두 보는 연습을 할 수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모든 참가자가 실험 전보다 시력이 개선됐다. 일부 참가자는 3일에 한 번 정도로 자주 플레이하지 않았음에도 모두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
특히 중등도에서 고도 근시를 가진 참가자들에게서 더 큰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반면, 경도의 근시만 있던 참가자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개선을 보였다.
연구팀은 확실치는 않지만, 이러한 결과가 '가성 근시'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가성 근시는 장시간 디지털 기기 사용 등으로 눈에 무리가 가해져 발생하는 상태로, 실제 근시와 증상이 유사하지만 적절한 시력 훈련을 통해 회복 가능하다.
정보과학과에 재학 중인 실험 참가자들은 일상적으로 컴퓨터 앞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생들이었다.
연구팀은 "가장 큰 시력 개선을 보인 참가자들은 가성 근시 요소가 개선된 것일 수 있으며, 적은 개선을 보인 참가자들은 보다 영구적인 실제 근시 상태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기기 사용 증가로 가성 근시가 늘어나는 현대 사회에서, 이러한 연구 결과는 특히 젊은 세대의 시력 건강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연구 결과를 접한 누리꾼들은 "이거 출시되면 당장 해봐야겠다", "게임을 하면서 시력을 회복한다니 꿈만 같다", "이거 핑계로 게임 맨날 할 수 있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소규모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초기 연구로, 결과를 일반화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참가자와 다양한 조건에서의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효과가 단순히 가성 근시 개선에 국한되는지, 아니면 일반적인 근시에도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는 후속 연구가 계획되어 있다.
VR 기술이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건강 관리 영역으로 확장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이번 연구는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시력 교정을 위한 고비용 수술 대신, 즐게 게임을 하면서 시력을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이 현실화된다면 많은 사람들에게 희소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