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5일(일)

운동선수들이 '약물'하면 기록 어디까지 나올까... '도핑 올림픽' 열린다


경기력 향상 약물(PED) 사용을 허용하는 스포츠 대회가 내년 5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처음으로 열린다.


지난달 23일(현지 시간) 온라인 미디어 오디티센트럴(OddityCentral)은 약물 사용이 가능한 스포츠 대회 '강화 게임(Enhanced Game)'이 2026년 5월 21일부터 24일까지 4일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다고 전했다.


강화 게임의 CEO 겸 창립자 아론 드수자(Aron D’Souza)는 "강화 게임은 21세기 올림픽 모델의 혁신"이라며 "기술과 과학의 변화가 가속화되는 시대에, 세계는 의학의 발전을 포용하는 스포츠 행사를 필요로 한다"며 약물 사용을 권장하는 대회를 개최한 이유를 밝혔다.


'스테로이드 올림픽 게임'이라고도 불리는 이 대회는 테스토스테론, 성장호르몬, 스테로이드 등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처방받은 약물은 모두 사용이 가능하다. 약물을 사용했어도 경기 전 주최 측에 이를 알리기만 하면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


자유형 50m 세계신기록 0.02초 앞당긴 크리스티안 그콜로메예프 / YouTube '7NEWS Australia'


이 경기는 페이팔 창립자 피터 틸(Peter Thiel),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째 아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Donald Trump Jr.) 등 유명 투자자들이 자금을 받으며 판을 키웠다.


경기 종목으로는 수영(50m·100m 자유형·접영), 육상(100m 스프린트, 100m·110m 허들), 역도(인상, 용상) 등 8개가 마련됐다. 종목당 최대 50만 달러(한화 약 6억 9,0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세계 신기록을 달성하면 보너스도 지급한다.


은퇴를 앞둔 그리스 수영 선수 크리스티안 그콜로메예프(Kristian Gkolomeev)는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을 포기하고 강화 게임에 지원, 세계 신기록을 뛰어넘어 보너스 100만 달러(한화 약 13억 8,000만 원)를 받고 홍보 영상 활용에 동의했다.


종목별로 수십만 달러의 상금과 세계 신기록 달성 보너스도 지급한다는 소식에 선수들의 관심을 끌고 있지만, 이 경기에 출전할 경우 평범한 운동 경기에는 출전할 수 없게 되기에 선수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YouTube '7NEWS Australia'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도핑방지기구(USADA)는 "신체를 강화하는 약물은 많은 선수에게 심각한 육체적·정신적 부담을 줬고, 목숨을 잃은 선수도 있다"면서 "특정 치료 목적으로만 처방되어야 하는 약물의 남용을 조장해 운동선수의 건강과 행복을 앗아갈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드수자는 "이미 고장 난 도핑 방지 시스템 대신, 약물을 복용한 선수들을 대중의 오락을 위해 전면에 내세운 것이 훨씬 더 흥미로운 아이디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최 측의 주장은 일각에서 "과연 도핑 스포츠 대회가 진정한 스포츠로 인정받을 수 있겠는가"라는 식의 회의론이 나오는 이유다.


만약 강화 대회에 출전하기로 결심한다면 평생 '도핑 선수'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녀야 한다. 트래비스 타이거트 미국 반도핑기구(ADA) 최고경영자(CEO)는 "이건 위험한 '광대쇼'일 뿐 진짜 스포츠가 아니다"라고 비난 수위를 높였다.


YouTube '7NEWS Austral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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