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산시성 시안시에 위치한 세계 8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꼽히는 진시황릉의 병마용이 한 남성에 의해 손상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31일(현지 시간) 중국 관영 매체 펑파이신문에 따르면 시안시 공안국 린퉁 분국은 30대 남성 쑨 모 씨가 전날(30일) 오후 5시 30분쯤 진시황릉 3호 관광구역의 구덩이에 뛰어들어 2급 문화재인 갑옷을 입은 병마용 두 점을 밀고 당겼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두 병마용이 훼손됐으며 현장은 즉시 통제됐다.
현장을 목격한 관광객 샤오린(가명)의 증언에 따르면, 가이드의 안내로 3호 구덩이로 향하던 중 한 남성이 갑자기 보호 장벽을 넘어 병마용 구덩이로 뛰어드는 모습을 목격했다.
이 남성은 먼저 중간 층으로 뛰어내린 후 다시 구덩이 아래로 뛰어내렸다고 한다.
샤오린은 "모든 관광객이 놀라서 '뭐 하느냐'고 소리쳤지만, 그 남성은 아랑곳하지 않고 병마용을 만지더니 이를 밀어 넘어뜨렸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남성은 행동 후 땅에 누워 얼굴을 가렸고, 모든 사람이 그를 비난했다"며 "이후 박물관은 문을 닫았고 직원들이 우리를 밖으로 데리고 나왔으며 그 남자가 어떻게 됐는지는 보지 못했다"라고 덧붙였다.
공안 당국은 범행을 저지른 쑨 씨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고 밝혔으나, 이번 사건은 세계적 문화유산의 보안 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진시황릉 관계자는는 해당 구덩이가 계속 개방될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진시황릉 병마용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중국의 대표적인 문화재로, 이번 사건은 전 세계 문화재 보존 관계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문화재 보호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더욱 강화된 보안 시스템과 관람객 통제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진시황릉은 자금성의 약 7배에 달하는 약 56㎢의 전체 면적을 가진 거대한 유적지로, 기원전 246년부터 208년까지 약 38년에 걸쳐 축조됐다.
1974년 농부들에 의해 처음 발견된 이후, 1979년 병마용 박물관이 개관한 이래 중국 및 해외에서 약 1억 500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한 세계적인 관광 명소다.
특히 진시황릉의 동쪽에 위치한 병마용갱에는 8000여 개의 병사, 전차, 말 모양의 토용이 매장되어 있는데, 이는 진시황(기원전 259~210년)이 자신의 무덤을 지키기 위해 흙을 구워 만든 것으로 세계 8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