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5일(일)

알프스 빙하 붕괴로 스위스 마을 90% 매몰... 주민 300명 대피


스위스 알프스산맥에서 빙하가 무너지면서 발생한 대규모 산사태로 한 산간 마을의 대부분이 파괴되는 참사가 발생했다.


현지 당국자는 마을의 약 90%가 토사에 매몰됐다고 밝혔으며, 기후변화 전문가들은 이 같은 재난이 앞으로 더 빈번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알프스 산맥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28일(현지 시간) 스위스 남부 발레주에 위치한 블라텐 마을이 붕괴된 빙하의 잔해물에 파묻혀 최소 1명이 실종된 상태다. 다행히 약 300명의 주민들은 산사태 경보가 발령된 지난 19일 미리 대피했지만, 마을 내 주택 대부분은 완전히 파괴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스테판 간저 발레주 주의원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처음 발생한 산사태만 해도 이미 엄청난 규모였다"며 "언뜻 보기에도 마을의 90%가 토사에 덮였다"고 상황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스위스 국영방송 SRF가 공개한 드론 영상에는 28일 오후 3시 30분경 알프스산맥 빙하의 거대한 일부가 붕괴하는 장면이 생생하게 담겼다.


영상에서는 빙하에서 떨어진 얼음 조각과 막대한 양의 바위, 토사가 블라텐 마을을 향해 한꺼번에 쏟아져 내려오는 모습이 확인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소셜미디어(SNS)에 공유된 다른 영상들에서는 빙하 붕괴로 인해 산 일부를 뒤덮는 거대한 구름이 형성되는 모습도 포착됐다.


BBC 방송은 산사태가 "귀를 찢는 듯한 굉음"을 동반했으며, 거대한 먼지 구름이 일대를 뒤덮었다고 보도했다.


마티아스 벨발트 블라텐 시장은 "상상도 못 한 일이 벌어졌다"며 "우리는 마을을 잃었지만 마음은 잃지 않았다. 우리는 서로를 지지하고 위로하며 이겨낼 것"이라고 결연한 의지를 표명했다.



구체적인 피해 규모는 아직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으나, 당국 관계자들은 피해 복구에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스위스 정부는 블라텐 주민들이 마을로 돌아갈 수 없더라도 최소한 인근 지역에 계속 거주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카린 켈러-수터 스위스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산사태로 파괴된 마을 사진을 공유하며 "자신의 집을 잃는 것은 끔찍한 일"이라며 피해 주민들에게 연대의 뜻을 전했다.


기후변화 전문가들은 수년 전부터 알프스 산간 마을의 산사태 위험성을 지속적으로 경고해왔다. 알프스 빙하가 지구온난화로 인해 급격히 줄어들고 고산지대의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지반이 점차 불안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기후변화 추세가 지속될 경우 향후 100년 이내에 알프스의 빙하가 완전히 사라질 수 있으며, 이는 블라텐과 같은 산간 마을들에 더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