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일본 대재앙설로 인한 관광 예약 급감 현상
7월 일본에 대규모 재난이 발생한다는 풍문이 확산되면서 한국, 대만, 홍콩 등 아시아인들의 일본여행 취소가 증가하고 있다.
가디언 등 외신들이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여행분석회사 포워드키스(ForwardKeys) 자료를 인용해 대만과 한국에서 출발하는 일본 항공편 예약이 4월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홍콩의 경우 전년 대비 50% 감소했으며, 6월 말~7월 초 사이 예약률은 최대 83%까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의 한 여행사는 오는 7월 일본에 대지진 등 큰 재앙이 발생할 수 있다는 풍문으로 사람들의 일본 여름 휴가 계획이 이미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러한 영향으로 그레이터 베이 항공과 홍콩 항공은 5월 일본행 항공편 일부를 축소하기도 했다.
대재앙설의 기원과 확산 경로
이 같은 7월 일본 대재앙설은 만화가 타츠키 료의 '내가 본 미래'에서 시작됐다.
이 만화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발생 시점을 정확하게 예언한 듯한 장면이 다시 조명되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타츠키 료는 작품에서 2025년 7월에 일어날 대재앙 관련된 꿈을 꿨다며, 일본 열도 남쪽 난카이 해곡 부근에서 지진이 일어나고 태평양 주변 국가에 해일이 닥쳤다고 주장했다.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이 만화는 유튜브에 1천400개 이상의 영상으로 확산됐으며, 총 조회수가 1억 회를 넘었다.
일부 영상에는 화산 폭발과 유성 충돌을 예측하는 내용까지 담겨 경각심을 높이기도 했다.
재출간된 만화책은 약 100만 부가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관광업계와 지자체의 우려 확산
그레이터 베이 항공은 원래 5월이 일본 벚꽃놀이 시즌과 홍콩의 부활절 연휴 기간이 겹쳐 수요가 높은 시기인데, 올해 예약이 예년에 비해 낮은 것이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관계자들은 여행객들에게 이런 풍문은 무시할 것을 당부했다. 2011년 일본 지진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었던 세 현 중 하나인 미야기현의 무라이 요시히로 지사도 최근 근거 없는 풍문이 해당 지역 관광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며, 사람들에게 이러한 소문을 무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러한 현상은 코로나19 팬데믹 종식 후 폭발적으로 증가한 일본 관광 붐과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엔화 약세에 힘입어 지난 4월 약 390만 명의 사상 최대 규모의 관광객이 일본을 방문했고, 일본 정부는 2020년대 말까지 연간 방문객 수가 6천만 명으로 증가하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전문가들의 반응과 작가의 해명
일본은 지진 활동이 활발한 태평양의 불의 고리에 위치해 세계에서 지진 발생 위험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진의 발생 시점과 위치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타츠키 료는 자신의 예측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라고 경고했다.
최근 마이니치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녀는 자신의 작품이 자연재해 대비의 필요성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것이라고 밝히며, 만화 내용에 너무 흔들리지 말고 "전문가 의견을 참고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