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5일(일)

근무하는 병원 응급실서 '시신'으로 실려온 자녀 7명 마주한 의사 엄마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공습으로 한 팔레스타인 의사 부부가 자녀 9명을 한꺼번에 잃는 참혹한 비극이 발생했다.


지난 24일(현지 시각) CNN과 알자지라는 전날 가자지구 칸유니스 남부에서 진행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나세르 병원 소아과 의사 알라 알 나자르(38)의 자녀 9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평소와 다름없이 병원 응급실로 출근한 나자르 의사는 몇 시간 후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끔찍한 상황을 맞닥뜨렸다. 그는 심한 화상을 입은 어린이 시신 일곱 구를 마주했는데, 이들이 모두 자신의 자녀들이었던 것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가자 민방위대는 24일 아침까지 이어진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집에 있던 아이들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생후 7개월 된 아기와 두 살배기 아이는 건물 잔해에 깔린 채 발견됐다.


숨진 자녀들 중 가장 어린 아이는 생후 7개월 영아였으며, 가장 나이가 많은 아이는 12세였다. 이번 공습으로 나자르 의사는 자녀 10명 중 9명을 잃었다.


유일하게 살아남은 11살 아들마저 중상을 입었으며, 의사인 남편도 크게 다쳐 현재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나자르의 남편은 근무를 마치고 귀가한 직후 폭격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니르 알바르시 가자 보건부 장관은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야히아, 라칸, 라슬란, 게브란, 이브, 라이벌, 세이든, 루크만, 시드라 등 자녀 9명이 사망했다"며 "이것이 가자지구 우리 의료진이 견뎌야 하는 현실"이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는 또한 "가자에서 표적이 되는 것은 의료인들뿐만이 아니다. 이스라엘 공격은 더 심해져 온가족을 휩쓸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자르 의사의 동료들은 그녀가 자녀들을 잃은 후에도 병원에서 계속 일을 했다고 전했다. 소아과 의사인 그녀는 이스라엘의 공격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다른 의사들과 마찬가지로 응급실에서 근무를 이어갔다.


근무 중에도 그녀는 주기적으로 마지막 남은 아들과 남편의 상태를 확인했다고 한다.


가자 보건부 관계자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병원에 도착했을 때 나자르 의사가 침착함과 인내심을 유지한 채 현재 벌어지는 일을 받아들이는 듯한 눈빛으로 서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가자지구 / Gettyimages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