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5일(일)

'뜨거운 밤' 뒤 휴대폰 못 놓은 20대 불륜 男... 트럭 몰며 3명을 죽였다

시속 80㎞로 정체 차량 추돌...6명 사상, 유족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가"


지난해 일본 사이타마현의 수도고속도로에서 6명의 사상자를 낸 대형 트럭 사고의 운전자가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불륜 관계, 감기약 과다복용, 수면 부족 등 사고를 둘러싼 경위가 법정에서 드러나며 유족은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20일(현지 시간) 도쿄지방재판소는 과실치사상 혐의로 기소된 트럭 운전사 후리하타 사쿄(29)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사고는 지난해 5월 14일 오전 7시 30분경, 후리하타가 사이타마현 수도고속도로에서 배송 중 정체로 정차 중이던 차량 행렬을 시속 약 80㎞로 추돌하며 발생했다.


닛테레


이 사고로 40~50대 남성 3명이 사망하고, 3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차량 일부는 충돌 직후 화재로 전소됐다.


핸들은 오른손, 왼손엔 스마트폰...사고 전날 밤샘 불륜 메시지


검찰의 모두진술에 따르면 후리하타는 사고 직전까지 불륜 관계에 있던 여성과 메신저 앱 '라인'으로 연락을 주고받고 있었으며, 운전 중에도 왼손으로 스마트폰을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핸들은 오른손으로만 조작했다.


검찰은 "후리하타는 사고 사흘 전부터 감기 증상으로 졸음을 유발하는 감기약을 반복 복용했고, 사고 전날 밤부터 당일 새벽까지 불륜 상대와 메시지를 500건 이상 주고받았다"고 밝혔다. 메시지 일부에선 음주 상태에서 여성을 만나러 간 정황도 포착됐다고 덧붙였다.


"고열에도 운전 강행...회사에 폐 끼칠 수 없다 생각"


후리하타는 사고 전 체온이 38도를 넘는 고열 상태였지만, 빚을 진 회사에 민폐를 끼칠 수 없다는 이유로 휴가도 신청하지 않고 운전을 강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앞서 2023년에도 업무 중 사고를 낸 바 있으며, 당시 70만 엔(약 674만 원)의 벌금형을 받고 이를 회사에서 빌린 돈으로 충당했다.


NHK


이날 재판에서 후리하타는 모든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사고 이후 해고됐다.


유족, 법정 밖에서 눈물 호소..."최대한의 형벌 내려달라"


공판 후, 숨진 50대 남성의 배우자는 기자회견에서 "사고에 이르기까지의 정황이 너무 복잡하고 심각해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도 모르겠다"며 "법원이 내릴 수 있는 가장 강한 형벌을 내려달라"고 눈물을 흘렸다.


일본 사회는 이번 사고를 두고 단순한 교통사고를 넘어, 개인의 일탈이 사회적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보고 있다. 재판부의 선고는 오는 하반기 중 이뤄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