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현지 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후난성 창사의 한 시골 마을에서 장애인 여성을 포함한 여러 여성들을 대상으로 불법 대리모 시술이 이루어진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소셜미디어에서 42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인신매매 방지 활동가에 의해 지난 12일 폭로됐다.
현장에 급습한 경찰은 대리모 시술을 위해 설치된 병원 침대 16개를 발견했으며, 대리모와 난자 기증자를 포함한 9명의 여성이 해당 시설 내에서 발견됐다.
특히 청각 장애가 있는 41세 여성이 대리모로 이용된 사실이 드러나 더욱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청각 장애 여성은 수화를 통해 자신이 배아 이식 시술을 받았고, 그 대가로 28만 위안(약 5300만원)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그는 중개인이 자신을 이 시설로 데려왔지만, 이곳에 얼마나 오랫동안 있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건이 발생한 곳은 3층짜리 주거용 건물로, 1층에는 수술실과 검사실, 환자 병동이 갖춰져 있었다.
수술실에는 주사기를 비롯해 난자 채취, 배아 이식 등의 시술에 사용되는 특수 장비와 의료 도구가 비치된 선반이 설치돼 있었다.
건물의 모든 창문은 파란색 필름으로 덮여 있어 외부에서 내부 상황을 볼 수 없게 만들어져 있었다.
입구에는 여러 대의 차량이 주차돼 있었는데, 그중에는 여성들을 이곳으로 데려오는 데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도 있었다.
또 다른 피해자인 29세 여성은 19만 위안(약 3600만원)의 비용으로 배아 이식을 받았으며, 마취 없이 수술했지만 아무런 통증을 느끼지 못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불법 시술 과정에서 어떤 다른 약물이 사용됐을 가능성도 시사해 조사 중이다.
지난 12일 당국은 관련 시설을 봉쇄하고 대리모 조직에 연루된 18명을 구금했다고 밝혔다. 구금된 인물 중에는 마취과 의사, 사립 병원 간호사 등 의료 전문가들이 포함됐다.
지역 보건 당국은 이 사건이 법률에 따라 엄격하게 처리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사 과정에서 총 9명의 여성이 구조돼 건강 검진을 위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들은 현재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갔으며, 정부의 보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국에는 대리모를 금지하는 구체적인 법률은 없지만, 다양한 정부 규제로 인해 대리모 행위가 금지돼 있다. 이러한 법적 모호성 속에서 불법 대리모 시장이 음지에서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사건을 접한 중국 누리꾼들은 "어떻게 장애인 여성들에게 이런 짓을 하나", "도덕의 선을 넘었다", "인간 실격이다",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 처벌해야 한다" 등 분노와 충격을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