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서머셋에서 근무하던 여성 형사가 재택근무 중 업무를 수행하는 척 노트북 키보드의 특정 키를 2100만 번 이상 반복해서 누른 행위가 적발돼 해고됐다.
10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의 보도에 따르면, 형사 바스윅은 자신이 컴퓨터 앞에서 일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이 같은 행동을 하다가 적발됐다.
이번 사건은 부서에서 사용하는 소프트웨어가 장기간에 걸쳐 비정상적인 입력 횟수를 감지하면서 조사가 시작됐다.
조사 결과 한 달 기준으로 거의 300만 번의 입력이 기록된 것으로 확인됐다. 바스윅은 공청회에서 "특정 키를 반복해서 누르고 노트북이 대기모드로 전환되는 것을 방지했다"고 인정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바스윅이 근무 시간에 업무와 무관한 사적인 활동을 한 것으로 밝혀진 점이다.
조사에 따르면 그는 근무 시간 중 온라인 쇼핑을 하고 항공편을 검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2023년 11월에는 근무 시간 중 4시간 30분 동안 온라인 쇼핑을 한 증거가 발견됐다.
공청회에서 경찰서장 사라 크루는 "재택근무 중 제대로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다"며 "이 같은 행위는 중대한 위법 행위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바스윅은 직무 태만과 근무 시간 허위 보고로 인해 해고 처분을 받았다.
이러한 재택근무 중 근무 조작 사례는 영국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미국의 대형 은행 웰스파고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거짓으로 일했다는 이유로 10여 명의 직원을 해고했다.
미국 금융산업규제청(FINRA) 자료에 따르면, 해고된 직원들은 모두 자산관리나 투자 부문 소속으로, 일하지 않으면서도 키보드를 자동으로 작동시켜 일한 것처럼 꾸몄다가 적발됐다.
이들이 사용한 소프트웨어는 '마우스 무버' 등으로 알려져 있으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재택근무가 확대되면서 인기를 끌었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아마존과 같은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 접근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재택근무 환경에서 직원들의 업무 성과를 모니터링하는 방식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단순히 온라인 상태나 키보드 입력 횟수만으로 업무 성과를 판단하는 것이 아닌, 실질적인 업무 결과물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실제로 기업들은 재택근무 정책과 모니터링 시스템을 강화하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