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중 가장 두려운 순간은 여권을 잃어버리거나 놓고 오는 상황이다.
공항에 가면서 여권을 두고 가는 여행객이 있을까 싶지만, 실제로 인천공항에서 2019년부터 5년간 발급된 긴급여권 약 5만 건 중 74%가 '개인 부주의' 탓이었다.
그러나 최근 비행기를 운행하는 기장 마저 여권을 깜빡하는 바람에 비행기가 긴급 회항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지난 24일(현지 시간) 중국 현지 매체 광명망에 따르면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중국 상하이로 향하던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 UA198편이 샌프란시스코로 긴급 회항을 했다. 기장이 여권을 두고 왔기 때문이다.
기장의 어이없는 실수로 항공기가 이륙 3시간 만에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 비상 착륙하면서 승객들은 약 3시간 동안 공항에서 대기해야 했다.
해당 비행기에 탑승한 승객 위씨에 따르면 "비행기가 이륙한 지 2시간쯤 지났을 때부터 기장이 여권을 가져오지 않아 샌프란시스코에 (비상) 착륙해야 한다는 방송이 중국어로 반복됐다"고 한다.
이어 위씨는 "일정이 6시간이나 지연됐다. 일요일 저녁 6시 30분 (상하이) 착륙 예정이던 비행기가 월요일 새벽 12시 30분까지 늦춰졌다"고 했다.
샌프란시스코에 비상 착륙한 항공사는 승객 모두에게 30달러(한화 약 4만 4,000원)짜리 식사 쿠폰을 제공했다고 한다.
또한 공항에서 3시간 넘게 대기하던 승객들은 다른 기장이 조종하는 상하이행 항공기를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항한 여객기는 상하이에서 다시 승객을 태워 곧바로 로스앤젤레스로 돌아올 예정이었다.
하지만 앞선 지연에 영향을 받으면서 항공편이 줄줄이 지연되고 말았다.
이에 지연 소식을 접한 승객들이 급히 항공편 예약을 변경하는 등 재발권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광명망은 이날 비상착륙으로 인해 연료비로만 약 30만 위안(한화 약 6,000만 원) 정도가 허비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