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시절, 수영장에서 생사를 오갔던 소녀. 그리고 그녀를 구한 소년. 시간이 흘러 두 사람의 관계에 엄청난 변화가 생겼다.
지난 17일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는 미국 텍사스주에 사는 브루클린 보이어(Brooklyn Boyer)와 그의 오랜 연인 앨런 맨(Alan Mann)의 사연을 소개했다.
지난 2020년 6월 어느 날이었다. 남사친·여사친 관계였던 두 사람이 서로에게 마음이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지 일주일 되던 날, 수영장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친구들과 수영을 하던 보이어(당시 17세)가 다이빙을 하다 수영장 바닥에 머리를 강하게 부딪힌 것이다.
이를 목격한 맨(당시 16세)은 곧바로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과거 수상구조원 훈련을 받았던 그는 당황하지 않고 신속하게 응급조치를 취했고, 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그녀를 지켜냈다.
맨 덕분에 보이어는 목숨을 구할 수 있었지만 당시 충격으로 척추를 다쳐 전신마비 판정을 받았다.
긴 재활 과정을 거치는 동안 그녀가 가장 걱정했던 건 따로 있었다. 바로 맨이 자신을 떠나버리는 것이었다.
보이어는 "'너무 부담스러우면 헤어져도 괜찮다'고 말했었다. 당연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단 한 번도 내 곁을 떠난 적이 없었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현재 보이어는 텍사스 러벅 크리스천 대학교에 다니며 전동 휠체어를 사용하고 있다. 처음엔 팔을 드는 것조차 어려웠던 그녀지만 지금은 직접 자동차를 운전할 정도로 회복했다. 언젠가 다시 걷겠다는 목표도 품고 있다.
맨은 사고가 난 날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이걸 우연이라고 하지만, 나는 신의 뜻이라고 생각한다"며 "가장 힘든 순간에도 그녀는 늘 대단한 사람이었다"고 오히려 보이어를 칭찬했다.
5년 동안 보이어의 곁을 한결같이 지킨 맨은 지난 발렌타인데이에 프러포즈라는 큰 결심을 했다.
프러포즈를 받은 보이어는 "'이게 진짜야? 나 정말 약혼하는 거야?'라며 스스로를 의심했었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이어 "맨이 무릎을 꿇고 내게 청혼했다. 나는 당연히 '예스'라고 말했다"며 웃어 보였다.
보이어는 목숨을 구해준 맨의 손을 이제 평생 놓지 않기로 했다. 운명처럼 만난 두 사람의 사연에 많은 이들이 감동을 표하며 두 사람의 영원한 사랑을 응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