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에 걸렸다는 거짓말로 남자친구에게 치료비 2만 5천 파운드(한화 약 4,713만 원)와 죽기 전 소원이라며 명품 시계 롤렉스를 받아낸 여성이 법정에 섰다.
지난 13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미러(Daily Mirror)에 따르면 로라 맥퍼슨(Laura McPherson, 35)은 자선단체를 운영하는 남자친구 존 레너드(Jon Leonard, 35)에게 자신이 말기 암에 걸렸다고 거짓말을 하고 치료비 명목으로 받은 돈을 가슴 성형 수술, 다이어트 클리닉, 여행 등에 써버렸다.
두 사람은 2011년에 만났고, 레너드는 2017년 3월부터 2022년 1월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자선단체에서 모금을 진행해 맥퍼슨의 치료비를 지원했다.
그녀는 남자친구인 레너드뿐만 아니라 12살인 딸을 포함한 그의 가족, 친구들에게도 자신이 자궁경부암, 난소암, 대장암, 장암, 유방암 등 무려 5가지 암에 걸려 죽어가고 있다고 속였다.
레너드는 그녀에게 치료비 모금과 더불어 맥퍼슨이 원하던 3만 파운드(한화 약 5천 655만 원)짜리 롤렉스 시계를 사주기도 했다.
곧 세상을 떠날 여자친구의 마지막 소원이라 생각해 거절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맥퍼슨은 자신의 거짓말이 들킬 것을 우려해 병원에 동행하겠다는 레너드의 제안을 매번 거절하며 거짓말을 이어왔다.
레너드는 맥퍼슨의 완치를 위해 암 치료 분야 명의를 찾아주기도 했지만, 그녀는 "관심 없다. 다른 치료법을 찾겠다"며 매번 말을 돌렸다고 한다.
2020년 맥퍼슨은 레너드가 보내준 돈으로 자궁적출술을 받았다고 주장한 지 불과 이틀 뒤 산 정상에서 만세를 하며 인증사진을 찍었다.
같은 해 그녀는 유방암으로 가슴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며 레너드에게 돈을 받았지만, 그 돈은 가슴 확대 성형 수술을 하는 데 쓰였다.
2021년 말, 레너드는 맥퍼슨의 치료 차 오스트리아의 한 병원에 그녀를 데려다줬다. 그러나 맥퍼슨은 레너드가 병원 안까지 들어오지 못하게 하게 했다.
맥퍼슨의 5년에 거친 사기극은 레너드가 해당 병원이 다이어트 클리닉과 관련된 병원임을 알게 되면서 막을 내렸다.
2022년 경찰의 수사가 시작된 직후 그녀는 범죄를 부인했지만 결국 유죄를 인정했다.
자선단체를 운영하는 레너드는 법정에서 "그녀는 나를 가족으로부터 고립시켰고, 헤어진 후에도 나에 대한 거짓말을 퍼뜨리고 있다"면서 "인류에 대한 믿음이 무너졌다"고 토로했다.
이날 맥퍼슨의 변호사인 로라 피트먼(Laura Pitman)은 그녀에게 전과가 없고 그녀가 불안과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판사는 맥퍼슨을 "악랄하고 사악한 거짓말쟁이"라고 칭했고 사회봉사 2년을 명령했다.
올해 말에는 그녀의 범죄 수익금을 환수하기 위한 법정 심리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