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3월 15일(토)

"술이 물처럼 느껴져요"... 몸에 '중독 치료 칩' 이식한 알코올 중독 여성의 근황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술을 끊기 위해 신체에 칩을 이식했던 중국인 여성의 근황이 화제다.


지난 9일(현지 시간) 말레이시아 중국어 매체 신츄데일리(Sinchew Daily)는 몸에 알코올 중독치료 칩을 이식한 40대 여성 A씨의 근황을 전했다.


중국 쓰촨성 청두시에 사는 A씨는 알코올 중독으로 가족과의 불화까지 겪었다.


A씨는 "16년간 술을 마셔왔다. 직장과 사교 모임으로 인해 술을 마셔야 했고, 나중에는 매일 1~3kg의 고량주를 마시는 습관이 생겼다"라고 밝혔다.


그 역시 술을 끊고 싶어 여러 번 금주를 시도했지만, 그때마다 금단 증상에 시달리면서 포기하기 일쑤였다.


A씨는 "술을 끊으니 손이 심하게 떨리고 몸도 불편했다. 그래서 끊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Sinchew Daily


그는 16년간 술을 마시면서 여러 차례 사고로 다치기도 했으며, 재정적 손실과 가족과의 갈등이 이어졌다고 했다.


술로 인한 문제로 지출한 돈이 무려 100만 위안(한화 약 2억 원)에 달할 정도라고.


고민하던 A씨는 지난해 11월 제대로 술을 끊어보기로 결심하고 청두 4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여러 검사를 거친 뒤 병원 측은 A씨에게 '알코올 중독 치료 칩' 이식 수술을 권했다. 5분 정도가 소요되는 간단한 수술이다.


이 수술법은 중국 국제마약통제국 전 부회장을 맡았던 웨이하오가 이끄는 연구팀이 개발한 것으로 알코올을 원하는 욕망과 싸우는 칩을 신체에 심는 방식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 칩을 신체에 이식하게 되면 '날트렉손'이라는 물질이 방출된다.


날트렉손은 중독치료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물질로, 처음에는 아편 중독 치료에만 쓰였다가 알코올 사용 장애에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일 발견된 이후에는 알코올 중독 치료에도 사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레비아정'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다.


이 날트렉손의 효과는 술맛을 물맛으로 변화시킨다. 술의 향을 맡고 막상 마시면 아무런 맛도 나지 않아 물을 마시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한다.


이식된 칩은 최대 5개월 동안 성능이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수술 후 두 달이 넘었다는 A씨는 이 칩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그는 "알코올에 대한 갈망이 크게 줄어들었다. 술을 거의 끊은 상태다"라면서 "이제 술을 보는 것은 마치 깨끗한 물을 보는 것과 같다. 전혀 마시고 싶지 않다"라고 말했다.


청두 4병원 측은 "수술 시 환자의 복부 1~2cm 정도를 절개하며, 5~10분 정도가 소요된다. 이식 후 약물은 약 150일 동안 신체 내에서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방출된다"라고 설명했다.


병원 중독의학센터의 얀궈젠 원장은 "알코올 중단 칩은 대부분의 알코올 의존 환자에게 적합하지만, 환자 본인과 잘 맞아야 하기 때문에 병원에서 자세한 정보를 듣고 의사의 지도하에 전문적이고 포괄적인 검사를 받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