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3월 15일(토)

3조4천억짜리 강릉-부산 잇는 동해선... 647년 지나야 '겨우 본전'

지난 1월 1일 오전 동해선 철도가 완전 개통된 가운데 경북 포항역을 출발한 ITX-마음 열차가 강릉역을 향해 달리고 있는 모습 /뉴스1


3조 4297억 원의 막대한 비용을 들여 올해 1월 개통한 동해선(부산~강릉) 철도 노선이 투자 원금을 회수하는 데 647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사실상 본전을 찾기 어렵다는 말이다. 


철도와 같은 사회간접자본(SOC)은 전액 국비로 건설된다. 이에 동해선을 두고 지방자치단체들이 선거철마다 예산 따내기 전쟁을 벌인 결과라는 쓴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 1월 1일 완전 개통한 동해선은 부산을 출발해 경북 경주~포항~울진, 강원 삼척~강릉까지 ITX-마음 열차가 하루 4차례 왕복 운행한다. 열차의 최대 속도는 시속 150㎞다. 


동해선 완전 개통은 2014년 12월 영덕~울진~삼척 구간 공사를 시작한지 10년 만이며, 2018년 1월 포항~영덕 구간 개통 6년 만이다.


설 명절 연휴 사흘째인 1월 27일 오전 경북 포항 KTX역에서 귀성객들이 동해선 강릉행 iTX마음 열차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뉴스1


7일 철도 업계 등에 따르면, 개통 두 달간 이용객 수는 35만 8077명, 일평균 6069명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간 예상 사업수지는 53억 원으로, 현재 상태라면 647년 후에야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 초장기 적자 노선이라는 평을 받게 됐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하루 10명 미만이 이용하는 일반철도 역사는 전국에 26곳이나 된다. 이는 전체 철도역(245곳)의 약 10.6%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에 대해 코레일은 "화물 수송이 주목적이거나 이미 열차 운행이 중지된 곳들"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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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24개 노선 중 19개 노선이 영업적자를 냈다. 중부내륙선, 정선선, 충북선, 장항선, 중앙선 순이었다. 영업흑자를 낸 곳은 경부선, 안산선, 서해선, 경북선, 강릉선 등 5곳뿐이었다.


코레일의 누적 부채가 올해 22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적자 노선에 대한 고심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국토부는 지난해 9월 '사업용 철도 노선 및 철도거리표 변경 및 정정 고시' 등을 통해 10여 곳을 폐지하기도 했다.


국토부나 기획재정부는 새로운 철도 건설에 소극적이며 예비타당성조사를 시행 중이지만, 선거철 지자체 예산 따내기 목적으로 사업성 없는 철도의 건설·운행이 강행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어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재정 건전성을 위해 SOC 사업의 정확한 수요 전망을 바탕으로 한 경제성 평가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