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3월 15일(토)

동물들이 점점 똑똑해지는 이유 '사랑' 덕분이었다... 새로운 연구 결과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Pixabay


'사랑'이 동물의 지능 발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주목 받고 있다.


지난달 25일 생명과학 분야의 국제 학술지 '네이처 생태·진화'에는 호주국립대(ANU), 독일 라이프니츠 영장류 연구소, 괴팅겐대, 남아프리카공화국 스텔렌보스대 공동 연구팀의 실험 결과가 게재됐다.


연구팀은 성냥개비 크기의 물고기인 '모기고기'의 지능을 측정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진행했다. 미로 탐색, 투명 장벽 우회, 서로 다른 색깔 점 기억 등의 테스트를 통해 지능 수준을 평가했다.


2개월 동안 수컷들의 짝짓기 횟수와 새끼 수를 추적하고, 유전자 분석을 통해 2000번 이상의 친자 확인 테스트를 수행했다.


ANU


그 결과 지능이 높은 수컷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능을 가진 수컷보다 더 많은 암컷과 짝짓기하고 더 많은 새끼를 낳는다는 것이 밝혀졌다. 또한 지능이 높은 수컷의 새끼들이 더 높은 확률로 지능 테스트를 통과한다는 사실도 관찰됐다.


이는 수컷 모기고기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인지 능력을 진화시킨 것이 짝짓기와 생식 성공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이번 실험을 통해 모기고기의 지능이 성 선택에 의해 부분적으로 진화했으며, 짝짓기와 수정 성공을 높이는 특성이 세대를 거쳐 더욱 흔해지는 경향이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팀 중 한 명인 마이클 제니언스 ANU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인지 능력의 진화가 성 선택에 의해 주도되었음을 보여준다"며 "암컷이 더 똑똑한 수컷을 선호했거나, 더 똑똑한 수컷이 암컷을 쫓아 강제로 짝짓기하는 데 유리한 입지를 차지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반 비노그라도프 박사 / ANU


그동안 동물의 지능 진화는 자연 선택에 의해 주로 이루어졌다고 여겨져 왔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성 선택'이 지능 진화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음을 강력하게 보여준다.


즉 '사랑'이라는 요소가 동물의 진화, 특히 지능의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연구 결과인 셈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인간도 사랑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ANU 측은 "비틀즈가 가장 잘 표현했습니다. 사랑만 있으면 됩니다. 동물 왕국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라고 해당 연구를 소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