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30일(월)

"지하실에 숨어 살았어요"...LA 산불로 대피했던 집주인이 돌아와 발견한 238kg 흑곰

사진=캘리포니아 어류·야생동물부 (California Department of Fish and Wildlife) 공식 SNS


로스앤젤레스(LA) 산불로 인해 대피했던 한 집주인이 돌아와 뜻밖의 손님(?)을 만나게 됐다. 바로, 지하실에 숨어 지내던 무려 238kg에 달하는 대형 흑곰이다.


지난 1일(현지 시간) CBS News 등 외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알타데나에 거주하는 새미 아르비드(Samy Arbid)는 최근 이튼 캐년에서 발생한 산불 이후 집으로 돌아와 지하실 바닥에서 흑곰을 발견했다.


이 흑곰은 이튼 캐년 인근에 서식하며 가끔 인가로 내려와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베리' 또는 '빅터'로 불렸다고 한다. 산불을 피하기 위해 주택 밑 지하공간에 숨어 지냈던 것으로 보인다. 


사진=캘리포니아 어류·야생동물부 (California Department of Fish and Wildlife) 공식 SNS


아르비드는 집에 돌아와 전력 복구 작업을 진행하려다 베리를 발견했는데, 작업을 위해 베리를 내보내야 했다.


이에 캘리포니아 어류·야생동물부 (California Department of Fish and Wildlife) 소속 직원들이 출동해 구조작업을 벌였다. 베리는 525파운드(238kg)에 달하는 대형 흑곰으로 마취총 사용이 어려워 대형 함정으로 포획해 이동시키기로 했다.


직원들은 치킨과 정어리, 토마토 소스, 사과, 땅콩버터 등 다양한 음식을 사와서 함정 안에 넣고 기다렸으며 배가 고팠던 베리는 곧바로 함정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야생동물 당국은 베리에게 GPS 목걸이를 장착한 후 LA국립공원(Angeles National Forest)으로 방사했다.


주민들은 베리가 안전하게 이동됐다는 소식에 안도했다. 한 주민은 "그는 무해했다"며 "그저 좋은 먹이(쓰레기)를 원했을 뿐"이라고 매체에 말했다. 그러면서 산불로 인해 많은 야생동물들이 당했을 고통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사진=캘리포니아 어류·야생동물부 (California Department of Fish and Wildlife) 공식 SNS


한편, 지난달 7일 LA 카운티 내 동시 다발한 대형 산불은 1만 8천 채가 넘는 주택·건물을 집어삼키며 수많은 사상자와 이재민들을 발생시켰다.


6일(현지 시간) 캘리포니아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이튼 산불 지역에서 17명, 팰리세이즈 산불 지역에서 12명 등 최소 29명의 사망자가 확인됐으며 14명의 실종자가 있어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는 상태다.

극한 가뭄과 강풍 속에 3주가 넘게 이어진 산불은 24일 만인 지난달 31일에야 진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