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동남아시아 취업 사기·납치 문제가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중국 상하이의 한 피트니스 클럽 직원들이 지역 매니저에게 속아 미얀마 사기단에 억류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7일(현지 시간) 홍콩 매체 HK01에 따르면 15일 한 중국인 누리꾼은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물을 통해 이 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게시물에 따르면 상하이에 위치한 웰스(Well's) 피트니스 센터 직원 30여 명은 지역 매니저와 함께 팀의 사기 충전을 목적으로 태국 여행을 떠난 뒤 연락이 두절됐다.
이후 이들이 미얀마의 사기단에 억류됐으며 생사도 불확실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사건을 처음 알린 이는 상하이의 한 사모펀드 투자 매니저로, 그의 설명에 따르면 웰스 피트니스 센터는 그가 운영하는 클럽 바로 맞은편에 위치해 있었다.
해당 피트니스 센터는 얼마 전 문을 닫았으며, 그의 친구가 매장을 인수하고 자신의 체육관을 열 예정이었다.
그러나 그의 친구는 이곳의 점장과 30명이 넘는 직원들이 지난주 태국에서 미얀마로 인신매매를 당했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지역 매니저에게 속아 태국으로 떠난 이들이 모두 미얀마 사기단에 팔려갔다는 것이다.
또한 지난 8일 온라인에는 억류된 직원 중 한 명인 황지푸 씨가 옛 동료에게 도움을 요청하며 보낸 위챗 메시지가 공개됐다.
메시지에서 황씨는 자신이 현재 미얀마 미야와디에 갇혀 있으며 한 회사에서 '히틀러'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야와디는 태국과 국경이 접해있는 지역이다. 취업 사기 등 범죄 피해가 증가하면서 한국 외교부는 지난해 12월 이곳을 여행 금지 지역으로 지정한 바 있다.
황씨는 이어 동생과 아버지의 연락처를 알려주며 자신의 상황을 설명해달라고 부탁하면서도 "이 사실을 퍼뜨리지 말고 공개적으로 말하지 말아달라. 소문이 난다면 나는 맞아 죽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지난 17일 태국의 한 온라인 매체는 황씨의 아버지에게 연락했다.
황씨의 아버지는 아들이 10.1 국경절이었던 지난해 10월 6일부터 연락이 두절됐다면서 현재까지 몸값을 요구하는 등 연락을 해온 사람은 없으며 아들의 전화나 영상 통화도 없었다고 했다.
매체는 지역 매니저가 국경일을 이용해 직원들을 속여 태국으로 향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측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보도에 따르면 웰스 피트니스 센터는 지난해 하반기 창닝, 푸동, 쉬후이 등 여러 지점이 합병되거나 운영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제에 정통한 소식통은 "현재 문제가 된 매장은 지난해 8월 문을 닫았으며 지역 매니저가 몇 달 후 매장 관리자와 직원 일부를 선전시의 다른 지점으로 데려가겠다며 모두를 속인 뒤 연말 포상으로 태국 여행에 데려갔다. 이후 직원들 모두 연락이 두절됐다"라고 전했다.
이번 사건은 동남아시아에서 계속되고 있는 사기의 위험성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피해자들의 안전한 귀환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이 사건은 현지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지만, 현재까지 중국 정부는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