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3월 15일(토)

"처음 보는 여성 집에서 하룻밤"... 남의 집에서 500번 넘게 잤다는 30대 남성의 사연


FNN


'하룻밤 재워주세요'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매일 밤거리로 나서는 30대 일본 남성의 사연이 화제가 됐다.


지난 17일 후지뉴스네트워크(FNN)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일본 남성 슈라프 이시다는 매일 밤 사람이 붐비는 역 앞이나 번화가로 나선다.


그는 '하룻밤 재워주세요'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서 있다. 5년간 한 곳에서 꾸준히 누군가가 찾아오길 기다린다는 슈라프는 행인들에게 직접 대화를 시도하거나 요청하지는 않는다.


한마디도 하지 않고 4시간가량 서 있을 때도 있다고 한다.


FNN


소극적이었던 성격 바꾸기 위해 거리로 나서는 슈라프


놀라운 것은 매일 밤 슈라프의 요청을 수락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의 요청을 수락하는 사람 중 약 90%는 1인 가구의 남성들이다. 한 달에 2~3번 꼴로 여성들도 있었다.


처음 보는 이와 함께 숙박을 하게 된 슈라프는 집 주인과 저녁을 먹거나 게임을 하는 등 교류하면서 그들의 다양한 삶 이야기를 듣는다.


그는 "나이부터 직업까지 다양한 집주인들의 인생 이야기를 듣는다"며 "매일 밤 다른 소설을 읽는 기분"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슈라프는 지난 5년간  500번 넘게 타인의 집에서 하룻밤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FNN


슈라프가 매일 타인의 집에서 머무르게 된 것은 소극적이었던 성격을 바꾸기 위해서였다. 앞서 대학 시절 무작정 떠난 대만 여행에서 낯선 이들과 대화하면서 큰 변화를 경험했다고.


이후 세계 일주를 목표로 대기업에 취직해 5년간 500만 엔(한화 약 4500만 원)을 모은 뒤 28살에 퇴사했다. 세계 일주 전 국내 여행부터 해 보자는 마음으로 '하룻밤 묵기'를 시작했던 것이다.


이 같은 사연이 알려지자 현지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일부 누리꾼들은 "타인의 선의에 기대며 일하지 않는다", "이런 사람이 많아지면 사회가 곤란해질 것", "답례를 하지 않는 건 무례하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슈라프는 "저는 숙박하고 싶고 집주인들은 숙박을 제공하고 싶어 한다"며 "서로가 원하는 것을 주고받는 대등한 관계. 제가 즐거우면 그만"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