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한 남성이 폭발 사고로 신체의 90% 이상에 심각한 화상을 입고도 화염에 휩싸인 주방으로 돌아가 아내를 구한 사연이 전해졌다.
이 남성은 아내의 목숨을 구했지만 치료 중 세상을 떠나 안타까움을 더했다.
지난 6일(현지 시간)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오전 중국 중부 허난성 뤄양시의 한 주택에서 가스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리우씨는 아내와 함께 아침 식사를 준비하던 중이었다. 가스레인지를 작동시켰을 때 갑자기 폭발이 일어났고 불은 순식간에 주방을 집어삼켰다.
폭발의 여파로 리우씨는 주방 밖으로 날아갔다. 옷이 완전히 찢어지면서 리우씨는 신체의 약 92%에 화상을 입었다.
하지만 그는 온몸에 심각한 화상을 입은 상황에도 다시 주방으로 되돌아갔다. 사랑하는 아내를 구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주방에서 아내를 구한 뒤 밖으로 나오자마자 쓰러졌다.
의식을 잃고 중태에 빠진 리우씨는 7일간 사투를 벌이다 화상으로 인한 다발성 장기 부전으로 결국 숨졌다.
아들 "아버지 찾는 어머니께 숨졌다는 말 못 해"
남편 덕에 목숨을 구한 아내 A씨는 신체의 약 69%에 화상을 입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리우씨의 아들 A씨는 "부모님 모두 주방에서 가스가 새어 나오고 있는 줄 전혀 알지 못했다. 폭발이 일어났을 때 주방 창문과 문이 모두 날아갔다. 아버지는 가스레인지에 가장 가까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때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의사들은 아버지에게 진통제를 투여했다. 아버지는 숨을 쉬기 힘들어했고 화상을 입은 후 장기가 모두 망가져 버렸다. 엄청난 고통을 겪으셨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또한 아직 회복 중인 어머니가 의식을 되찾고 글을 쓸 수 있게 되자마자 아버지에 대해 물었다고 했다.
A씨는 "어머니가 처음 쓴 글은 아버지의 상태에 대한 질문이었다"며 "차마 어머니에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말할 수 없었다. 잠시 밖에 앉아 있다가 아버지가 무사하다고 말씀드렸다"라고 말했다.
리우씨의 가족은 현재 30만 위안(한화 약 5,800만 원)에 달하는 치료비를 지출한 후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한 상황이다.
현재 추가 치료비로 70만 위안(한화 약 1억 3,600만 원)이 필요하다고.
아들 A씨는 언론을 통해 기부를 호소하고 있으며, 많은 누리꾼들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한편 중국가스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에서는 181건의 가스 사고가 발생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8.44% 감소한 수치다.
181건의 가스 사고로 158명이 다치고 27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14일에도 중국 저장성에서 한 어머니가 주방 가스 폭발로 신체의 60% 이상에 화상을 입고도 두 살 아들을 안고 안전한 곳으로 옮기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확산하면서 많은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