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3월 15일(토)

'표류교실·마토코짱' 그린 일본 공포 만화 거장 우메즈 카즈오, 암 투병 끝에 별세


우메다 카즈오 / X 'mainichiphoto'


'표류교실', '마코토짱' 등을 그린 일본 공포 만화 거장 우메다 카즈오가 위암 투병 중 별세했다.


지난 5일(현지 시간) NHK, 도쿄신문 등 일본 현지 매체는 공포부터 SF, 개그 만화까지 폭넓게 활동했던 만화가 우메즈 카즈오(楳図かずお)가 지난달 28일 향년 8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출판사 쇼가쿠간은 위암 투병 중이던 카즈오가 지난달 28일 오후 3시 40분께 요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7월 도쿄 키치죠지 자택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에 이송된 후 위암 말기 판정을 받고 9월부터 도내 한 시설에서 요양 중이었다.


표류교실 표지 / Amazon


와카야마현에서 태어난 카즈오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만화를 그리기 시작해 고등학교 3학년이던 1955년 6월, 동화 '헨젤과 그레텔'을 소재로 한 '숲의 형제(森の兄妹)'로 데뷔했다.


같은 해 9월 '별세계(別世界)' 등을 발표했고, 1966년에 발표한 '고양이눈 소녀(ねこ目の少女)', '뱀소녀(へび少女)' 등 인간 내면의 어둠을 섬뜩한 터치로 그려낸 작품들이 연달아 히트하면서 그는 '공포 만화의 신'으로 불리게 됐다.


이후 소년지에 진출해 1969년 쇼가쿠칸의 소년 선데이에 '오로치(おろち)'를 연재하며 심리 서스펜스로 작풍을 넓혔고, 1972년부터 연재한 '표류교실(漂流敎室)'로 정점을 찍었다.


지진으로 인해 한 초등학교와 학교에 있던 교사, 학생들이 황폐화된 미래로 워프해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린 '표류교실'은 그의 대표작으로 영화화되기도 했다.


NHK


이후 카즈오는 1976년 개그 만화 '마코토짱'을 그렸다.


유치원생 마코토 캐릭터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특히 중지와 새끼손가락을 접는 마코토의 포즈가 크게 유행했다.


심지어 마코토는 가수로 앨범을 내기도 했다.


SF 만화 '14세'의 연재가 끝난 1995년 이후 만화 작품은 거의 발표하지 않았지만 2018년 유럽 최대 규모 국제만화축제 '앙굴람 국제만화축제'에서 '나는 신고'로 유산상을 수상하며 '영구적으로 남겨야 할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2022년 101점의 연작 회화 'ZOKU-ShINGO: 작은 로봇 신고 미술관'을 발표해 이듬해 데즈카 오사무 문화상 특별상을 수상하며 화제를 모았다.


그는 '토미에', '소용돌이' 등으로 유명한 공포 만화가 이토 준지(伊藤潤二)가 존경하는 작가로도 유명하다.


부고 소식에 애도 물결 이어져


NHK


카즈오의 부고 소식에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만화 '원펀맨' 작화가로 유명한 무라타 유스케(村田雄介)는 엑스(X·옛 트위터)에 카즈오의 작품 표지 사진과 함께 "유치원생 무렵 표지부터 이미 무서워서 어쩔 줄 몰랐지만 무심코 읽게 됐다. 그리고 그날 밤 화장실도 가지 못했다"며 "우메즈 선생님, 제 심장을 두근두근 뛰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며 애도했다.


일본만화가협회 이사장 사토나카 미츠루(里中満)는 카즈오를 "유일무이한 존재"라고 표현하며 추모했다.


이토 준지 또한 "예전에 마코토짱 하우스에서 대담해 주신 후에 키치죠지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함께 식사했던 것은 인생 최고의 추억"이라면서 "진심으로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을 올리며 애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