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원선 기자 = 출산이 임박한 임산부를 외면한 경찰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가운데 한 현직 경찰이 임산부를 경찰차로 에스코트하는 것에 불만을 토로했다.
22일 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임산부 경찰차 에스코트 그만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자신을 경찰청 소속으로 밝힌 작성자 A씨는 "이젠 그만 해야 한다. 관할 구역, 시스템상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경찰은 범죄, 긴급신고 112다. 응급 구조를 할 수 있는 능력도 없고 그럴 만한 장비도 없다"라고 운을 뗐다.
A씨는 "(임산부를 호송하다가) 정작 내가 맡은 구역에서 살인 등 강력 사건 나오면 그 공백은 어떡하냐"고 반문하며 "응급환자는 119에 신고해 도움받는 게 맞지 않느냐. 병원에 가는 중 112에 신고할 여유는 있고 정작 응급처치와 응급구조까지 있는 119에 신고할 여력은 없는 거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평소 1시간 넘는 거리에 있는 병원에 가려니 길은 막히니까 생각나는 게 마치 대통령 된 것마냥 경찰차 에스코트냐"며 "위급상황인 건 알겠는데 가다가 잘못해서 사고라도 나면 어쩌라는 거냐"고 분노를 표했다.
글 말미 A씨는 "나는 절대로 임산부를 경찰차 뒤에 태우지도 않을거고 에스코트 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SBS 보도에 따르면 부산 시민 B씨는 부산 강서구 명지동에서 출산 징후가 있는 아내를 자신의 승용차에 태우고 아내가 평소 다니던 부산 해운대구 산부인과로 향했다.
이 과정에서 아내가 급박하게 통증을 호소하자 그는 근처에서 근무 중인 경찰에게 호송을 요청했으나, 경찰은 관할 구역이 아니라는 이유로 임산부를 태운 차량의 도움 요청을 거절했다. B씨가 경찰에게 들은 답변은 "119 도움을 받아보라"는 것이었다고 알려졌다.
다행히 B씨의 아내는 다른 교통 경찰에게 부탁해서야 에스코트를 받으며 무사히 병원에 도착했고 아내는 순산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