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소위 이야기하는 '될놈될'(될 놈은 뭘 해도 된다)의 주인공을 보는 듯한 한 남성이 있다.
그는 남들은 수년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공부만 해도 합격하지 못하는 '사법고시'를 단 3개월 만에 합격하는 기적을 선보였다.
1998년 사법고시를 패스한 인천지방법원 노태헌(54) 부장판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 자체만으로도 놀라운 사실이지만 사실 노 부장판사에게는 특별한 점이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의사' 출신이라는 것이다.
노 부장판사의 프로필에 따르면 그는 1992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했다. 졸업 후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에서 근무했다.
한길만 죽어라 파도 어려운 일을 그는 어떻게 두개나 성공해냈을까. 그 과정은 너무 깔끔했다.
앞서 노 판사는 1996년 가정의학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다. 그런데 노 판사는 그해 12월 초부터 대뜸 법학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법학 공부 시작 석달 남짓만인 이듬해 3월 1차 시험에 합격했고 1998년 2차 시험까지 합격해 2001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했다.
노 판사는 지난 2010년 '의협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판사가 됐던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판사가 되겠다는 생각은 의대 본과에 올라갈 때부터 했다"라며 "의료사고가 일어날 때 브로커들이 활개를 치는 걸 보고 정확히 법적 판단을 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환자는 억울함을 구제받을 수 있고 의사는 비정상적으로 해결되는 의료분쟁 때문에 불안해서 소신 진료를 못 하는 상황을 막을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의학과 법학을 전혀 별개의 학문으로 보기도 하지만 의사가 법조인이 되는 데 큰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법은 상식이다. 논리적 사고능력이 가장 중요하다"라며 '공부의 신'다운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