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04일(수)

"변기 속 3초 확인하면 췌장암 완치라고?" AI 가짜 의사 영상에 서울대 교수 분노 (영상)

유튜브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변기 물을 내리기 전 3초만 확인하면 췌장암을 조기에 발견해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식의 인공지능(AI) 기반 건강 콘텐츠가 온라인 공간에 무분별하게 확산하자 대학병원 전문의가 정면 반박에 나섰다.


지난 3일 유튜브 채널 '분당서울대학교병원'에는 AI가 생성한 가짜 의학 정보의 위험성을 짚고, 췌장암의 실제 임상적 징후와 조기 발견의 한계를 명확히 설명하는 영상이 게재됐다. 병원 측 소화기내과 교수는 변의 색깔이나 모양 변화를 맹신해 췌장암을 조기 진단할 수 있다는 주장은 의학적 근거가 희박하며, 오히려 환자들에게 불필요한 불안과 죄책감만 안겨준다고 지적했다.


영상 속 AI 콘텐츠는 회색 변이나 검은색 흑변, 토끼 똥처럼 딱딱 끊어지는 변, 기름막이 뜨는 지방변 등을 췌장암의 결정적 전조 증상으로 소개하며 즉각적인 병원 방문을 권고했다. 그러나 전문의는 이러한 대변 이상 증상들이 췌장암만의 고유한 신호가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췌장 머리 쪽에 발생한 종양이 담관을 막아 담즙 배출에 이상이 생기면 대변 색이 옅어지고 소변 색이 짙어질 수는 있으나, 담관 폐쇄의 가장 흔한 원인은 담석증 등 다른 담도계 질환이다. 흑변이나 혈변 역시 위궤양이나 십이지장 궤양, 위장관 출혈이 주된 원인이며 발생 빈도가 훨씬 낮은 췌장암을 1순위로 지목하는 것은 임상적 현실과 맞지 않다.


더욱이 AI 콘텐츠가 강조하는 특정 식습관 예방법에 대해서도 근거 없는 낭설이라고 선을 그었다.


죽이나 부드러운 오트밀 같은 가벼운 아침 식사나 당 지수가 낮은 음식을 섭취한다고 해서 췌장암이 예방된다는 학술적 근거는 존재하지 않는다.


췌장에 발생하는 암의 90% 이상은 인슐린을 분비하는 내분비 세포가 아니라 소화 효소를 분비하는 외분비 세포에서 발생하므로 단순 식단 조절로 발병 위험을 차단하기는 어렵다. 1년에 한 번 정기 검진을 받는 것만으로 췌장암을 조기 발견할 수 있다는 속설 역시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등 정밀 영상 검사조차 무증상 환자를 조기에 선별하는 데 한계가 있어 가족력이 뚜렷한 고위험군에 한해서만 선별 적용된다.


전문의가 꼽은 췌장암 의심 핵심 신호는 배변 관찰이 아닌 체중과 혈당의 비정상적인 변화다.


평소와 다름없는 식습관과 활동량을 유지했음에도 6개월 사이에 본인 체중의 10% 이상이 뚜렷하게 줄어들었거나, 기존에 없던 당뇨병이 갑자기 진단된 경우 또는 식단과 운동 관리를 철저히 유지하는데도 혈당 조절이 급격히 실패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여기에 눈의 흰자위나 피부가 노랗게 변하는 황달 증상이 동반될 때 비로소 췌장 질환을 의심하고 소화기내과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잘못된 온라인 가짜 정보에 현혹되기보다 신체가 보내는 대사 이상 징후를 면밀히 점검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인 대처법으로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