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제시의 한 식당에 침입해 반려견들에게 비비탄총을 난사한 20대 남성 3명이 법원으로부터 실형을 선고받았다.
지난 3일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5단독 김은수 판사는 특수주거침입, 동물보호법 위반,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A 씨(20대·남)와 동생 B 씨, 공범 C 씨에게 징역 8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해 6월 거제시 일운면 소재 식당에 무단 침입한 뒤 마당에 묶여 있던 반려견들을 향해 비비탄을 여러 발 쏴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범행 당시 B 씨와 C 씨는 해병대 복무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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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으로 반려견 '매화'는 왼쪽 눈을 적출하는 수술을 받아야 했다. 사건 다음 날 또 다른 반려견 1마리가 숨졌으나, 비비탄 난사와 사망의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아 이 부분은 공소사실에 포함되지 않았다.
A 씨와 B 씨는 실제 총기와 구분하기 위한 색상 표시를 제거한 모의 총포를 소지한 혐의도 함께 받았다. C 씨의 경우 처음에는 모의 총포 소지 혐의가 적용되지 않았지만, 피해자 측이 불기소 처분에 불복해 항고하면서 부산광역공소청이 지난 8월 이를 받아들여 추가 기소됐다.
재판 과정에서 C 씨 측은 모의 총포 소지 혐의를 부인했다. 비비탄총의 위력을 높이려는 개조가 아니라 실제 총기와 구분하기 위한 색상 표시 부분을 제거한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지난 7월 결심공판에서 A 씨와 B 씨에게 징역 2년, C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각각 구형했다. 지난달 16일 C 씨의 모의 총포 소지 혐의 추가 기소 건 결심공판에서도 검찰은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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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판사는 판결문에서 "피고인들은 피해자의 주거지에 침입해 반려견들에게 비비탄총을 발사해 상해를 입히고 고통을 가한 것으로, 보호법익의 침해 정도와 범행 도구, 수단, 방법, 범행 전 정황 등에 비춰 죄질이 무겁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해자와 그 가족은 일부 피고인들의 지인이 찾아와 위협적인 말을 하는 등 2차 가해를 당했다고 호소하고 있다"며 "피해자와 반려견들이 입은 피해가 상당하고, 피고인들이 피해 복구를 위해 실질적으로 노력했다는 자료도 찾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사실관계 자체를 인정하고 일부 피고인은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피해 복구의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피고인들을 법정구속하지는 않았다.
피해 견주 측 법률대리인인 김민호 법무법인(유한) LKB 평산 변호사는 "재판부가 피고인들에게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할 기회를 주기 위해 법정구속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 측은 용서할 의사가 없는 만큼 어떻게 보면 가해자들에게 더 고통스러운 시간이 될 수도 있다. 교화의 의미도 있고 양측의 입장을 고려한 현명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해병대예비역연대와 동물보호단체인 비글구조네트워크, 부산동물사랑길고양이보호연대,김민호 법무법인(유한) LKB 평산 변호사는 오후 부산지법 동부지원 앞에서 선고 결과에 대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뉴스1
피해 견주는 선고 직후 눈물을 흘리며 "피고인들의 실형 선고가 많이 위로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지난 1년여 동안 진정한 사과와 용서를 기대했지만, 아직 제대로 된 사과를 받지 못했다"며 "이제는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나서 사과가 의미 없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사과가 진심이 아닐 것이고, 사과를 받더라도 진정한 사과라고 느껴지지 않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선고 후 해병대예비역연대와 동물보호단체인 비글구조네트워크, 부산동물사랑길고양이보호연대, 김 변호사는 부산지법 동부지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해자들의 책임 있는 사과와 피해 복구를 촉구했다.
해병대예비역연대는 "현역 해병대원 등이 민가에 침입해 반려견을 향해 비비탄총을 난사한 것에 분개한다"며 "해병대의 명예를 실추시킨 이들을 해병대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해병대예비역연대는 "소속 부대는 이번 판결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피해자에게 진심 어린 사과와 피해 복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