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가 건조하다고 해서 가습기를 무작정 막 틀어대는 것은 오히려 위험하다." 겨울철과 환절기마다 반복되는 목의 칼칼함과 기침 증상이 단순 감기가 아닌 실내 환경 오염과 잘못된 습도 관리에서 비롯될 수 있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지난달 30일 유튜브 채널 '건강구조대'에 공개된 영상에서 고려대학교 화학과 이광렬 교수는 밀폐된 주거 공간의 유해 물질 실태를 짚고 올바른 가습기 사용법과 청소 화학 상식을 상세히 밝혔다.
기온이 떨어져 창문을 닫고 생활하는 겨울철에는 실내 공기 질이 급격히 나빠진다. 음식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와 불완전 연소 물질, 향초나 디퓨저에서 나오는 자극성 화학 성분이 실내에 갇히기 때문이다.
밀폐된 아파트 거실에서 몇 시간만 문을 닫아두어도 이산화탄소 농도가 2000ppm을 넘어서 두통과 집중력 저하를 부른다. 여기에 피부 각질층 사이를 메우는 세라마이드와 지질 성분이 건조한 공기에 수분을 빼앗기면서 가려움증이나 안구건조증, 호흡기 점막 손상 위험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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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함을 해결하려는 목적으로 가습기를 켤 때도 치명적인 실수가 잦다. 이 교수는 "실내 습도가 60%를 넘어가면 벽지에 결로가 생겨 곰팡이와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으로 변한다"며 "적정 실내 습도는 40%에서 50% 사이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가습기 분무구 바로 앞에 얼굴을 들이대는 행위나 차가운 외벽 근처에 기기를 바짝 붙여 배치하는 습관은 피해야 한다. 분무 입자가 높이 올라가 기체 상태의 수증기로 완전히 변환돼야 기관지로 직접 흡입되지 않고 실내 전체에 고르게 퍼진다.
기기 선택과 세척 관리에서도 엄격한 화학적 기준이 요구된다. 대용량 수조를 쓸 때는 세균 번식을 막는 가열 살균 시스템이나 자외선 살균 기능이 필수적이다.
가습기 내부나 가열판에 하얗게 들러붙는 물때는 염기성을 띠는 탄산칼슘 성분이다. 이를 제거할 때는 주방에서 흔히 쓰는 식초나 구연산 같은 산성 물질을 사용해 녹여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기기 내부에 물기가 남으면 공기 중 곰팡이 포자가 유입되므로 가습관 내부를 완전히 말려주는 자동 건조 기능을 확인하는 과정도 중요하다. 과거 큰 피해를 남긴 화학 살균제는 절대로 수조에 넣어서는 안 된다.
가정 내에 널리 퍼진 잘못된 청소 민간요법에 대한 경고도 이어졌다. 청소 효과를 높이겠다고 뜨거운 물에 락스를 붓는 행위는 호흡기에 치명적인 염소 가스를 급격히 발생시키는 위험한 행동이다.
베이킹소다와 식초를 섞으면 거품이 발생해 세척력이 높아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중화 반응으로 이산화탄소와 쓸모없는 염이 생성되는 것일 뿐 세정 능력이 사라진다.
찌든 때를 제거하려면 알칼리성 오염에는 산성 물질인 식초나 구연산을, 산성 기름때에는 알칼리성인 베이킹소다나 과탄산소다를 따로 단독 사용하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 주기적인 자연 환기와 50% 안팎의 습도 조절, 올바른 화학 세척법이 겨울철 호흡기 건강을 지키는 핵심 방패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