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한겨레가 인용한 국제환경단체 세계자연기금(WWF)은 '국제 호랑이의 날'을 맞아 지난 150년간 95%나 급감했던 야생 호랑이 개체 수가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보호 노력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세계자연기금에 따르면 야생 호랑이는 2010년 약 3200마리까지 감소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2023년에는 약 5547마리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호랑이는 현재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 멸종위기(EN)종으로 분류되며, 우리나라에서도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됐다.
호랑이 개체 수가 급감한 주요 원인은 밀렵과 불법 거래다. 강인한 이미지와 아름다운 줄무늬를 지닌 호랑이는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 가죽과 신체 일부를 장신구나 의약품 원료로 사용하기 위한 불법 거래의 대상이 되어 왔다. '호랑이 농장'도 여전히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pixabay
산림 개발과 서식지 파괴도 호랑이 개체 수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서식지를 잃은 호랑이가 인가로 내려오는 빈도가 증가하면서 인간과의 갈등이 심화됐고, 보복 포획과 밀렵의 악순환이 반복되는 상황이다.
이런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13개 호랑이 서식국가들은 2010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호랑이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이들은 2022년까지 야생 호랑이 개체 수를 두 배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TX2'(Tiger Times Two) 프로젝트를 출범시켰다. 같은 해 호랑이 보전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7월29일을 '국제 호랑이의 날'로 지정했다.
pixabay
세계자연기금은 "호랑이는 먹이사슬 최상층에 있는 우산종(Umbrella Species)으로, 우산종을 보호하면 서식지 내 다른 야생동물과 생태계가 함께 보호된다"고 강조했다. 호랑이가 넓은 숲과 풍부한 물, 다양한 먹잇감이 있는 생태계에서만 생존할 수 있기 때문에 호랑이 보호가 곧 전체 생태계 보전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호랑이는 다른 고양잇과 동물과 달리 최대 8㎞를 헤엄칠 만큼 수영을 잘한다. 더운 날씨에는 개울과 웅덩이에 몸을 담글 정도로 물을 좋아하는 특성을 지녔다.
이 때문에 호랑이 서식지는 약 8억3000만명에게 식수를 공급하는 9개 주요 유역과 겹쳐 있다. 또한 서식지인 숲은 대기 중 탄소를 흡수하는 '탄소 저장고' 역할을 한다.
pixabay
인도양 연안의 '순다르반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세계 최대 맹그로브숲이면서 호랑이 서식지인 순다르반스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약 1억7000만톤의 탄소를 저장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자연기금은 "2023년에는 2034년까지의 호랑이 보전 전략을 수립해 22개 핵심 보전 지역에서 개체군·서식지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잠재적 서식지를 복원해 호랑이가 과거 서식지로 돌아갈 수 있도록 보전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자연기금은 2009년부터 '타이거 얼라이브 이니셔티브'(Tiger Alive Initiative)를 운영하며 호랑이 개체 수 증가와 함께 지역사회·원주민이 보전 활동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