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알파벳 투자 결정에 얽힌 이야기를 직접 꺼내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에 대한 초기 판단 착오부터 최근 대규모 투자 결정까지, 그의 투자 철학이 고스란히 담긴 발언들이 쏟아져 나왔다.
지난 18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버핏은 과거 구글 투자를 망설였던 순간을 되돌아봤다.
그는 "자산이 가벼운(asset-light) 사업이라는 점 때문에 구글에 투자하지 않았던 건 명백한 실수였다"고 고백했다. 이어 "알파벳은 지금 월가에서 거래되는 기업의 90~95%보다 성공할 가능성이 큰 회사"라고 평가를 내놨다.
워런 버핏 / GettyimagesKorea
버크셔는 현재 알파벳 지분 약 310억달러(약 43조원)어치를 쥐고 있다. 이 중 210억달러는 장내 매입으로 확보했고, 지난달에는 비공개 신주 인수(private placement) 방식으로 100억달러를 추가로 투자했다. AI 투자 확대를 지원하기 위한 움직임이었다.
시장에선 이번 투자가 후계자 그레그 에이블 최고경영자(CEO)의 첫 대형 의사결정일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버핏은 이를 정면으로 부인했다. "이번에는 분명히 말하겠다. 내가 시작했다(Initiated it)"며 최근 알파벳 대규모 투자도 자신의 결정이었음을 명확히 했다.
다만 버핏은 알파벳이 버크셔 최대 투자처라는 시각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상장주식만 놓고 보면 그렇게 보일 수 있지만 100% 보유한 사업도 함께 봐야 한다"며 "BNSF 철도의 가치는 알파벳 지분보다 훨씬 크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상장주식을 사든 회사를 통째로 인수하든 판단 기준은 똑같다"며 "좋은 사업을 적절한 가격에 매수하고 훌륭한 경영진을 만나는 게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인공지능(AI) 투자 경쟁에 대한 그의 시각도 날카로웠다. 버핏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메타 모두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게임을 하고 있다"며 "지금은 모두가 이 게임에 뛰어들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누군가 고객에게 더 나은 결과를 제공하면 고객은 결국 그쪽으로 이동한다"며 AI 경쟁의 본질을 짚었다.
AI 기업들의 막대한 투자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철도회사가 2000억~3000억달러를 투자한다고 생각해 보라. 철도 역사에서도 그런 자본지출은 없었다"며 "AI 기업들은 더 이상 자산이 가벼운 사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워런 버핏 / GettyimagesKorea
하지만 버핏은 투자 규모만으로 기업 가치를 판단하는 건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기업에 투자하는 이유는 국채보다 훨씬 높은 수익을 장기간 낼 수 있기 때문"이라며 "좋은 사업은 오랫동안 높은 자본수익률(Return on Capital)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좋은 기업의 기준"이라고 자신의 투자 철학을 밝혔다. 결국 승자는 높은 자본수익률을 유지하는 기업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