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레스트 등반 가이드들이 외국인 등반객에게 약물을 먹여 헬리콥터 구조를 유도하고 보험금을 가로챈 조직적 사기 사건이 적발됐다. 관련 업체와 병원까지 연루된 불법 행위로 확인되면서 당국이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다.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네팔 카트만두포스트 등에 따르면, 네팔 당국은 지난 2022년부터 2025년까지 발생한 수천만 달러 규모의 보험 사기 혐의로 32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기소 대상에는 등반 가이드뿐만 아니라 헬리콥터 구조 업체와 지역 병원 관계자들도 포함됐다.
수사 결과, 가이드들은 경미한 고산병 증상을 보이는 등반객들에게 생명이 위험하다고 허위로 겁을 주거나 응급 의료 상황을 가장하며 편안한 하산을 제안해 불필요한 헬기 구조 요청을 유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에베레스트 산 / GettyimagesKorea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일부 가이드들이 등반객의 음식에 베이킹소다를 몰래 섞어 넣어 위급 상황처럼 보이게 한 것이다. 이들은 고산병 치료제인 디아목스를 과량의 물과 함께 섭취하도록 강요하기도 했다. 디아목스를 과도한 수분과 함께 복용하는 것은 위험한 행위로 알려져 있다.
일부 가이드들은 이러한 수법으로 응급상황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등반객들이 불필요한 헬리콥터 응급구조를 받게 했다. 구조 비용은 과도하게 부풀려 청구됐으며, 등반객을 치료한 병원들은 받은 보험금의 20~25%를 가이드와 구조 업체에 되돌려 줬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헬리콥터 회사와 지역 병원들도 이 조직적인 사기에 적극 가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도에 따르면 3개 구조 업체가 각각 70~170건의 허위 구조 활동을 벌였으며, 한 업체는 1104만 달러(한화 약 166억 원)를 부당하게 수령했다. 1587만 달러(약 239억 원) 이상을 챙긴 병원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보험 사기는 지난 2018년 처음 언론에 보도됐지만 근절되지 않았고, 결국 지난해 네팔 당국은 재수사에 착수했다. 네팔 수사국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흡한 처벌 조치로 인해 사기 행위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